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강변오토칼럼] 고속도로의 본질, 그리고 본질에 대한 투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고속도로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이 된 지 오래이고, 날이 갈수록 고속도로를 포함한 전국의 도로망이 촘촘히 갖춰지고 있으며, 고속도로 휴게소를 비롯한 도로 관련 인프라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새로운 도로 건설과 각종 인프라 구축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안전한 도로 주행환경을 구축하기 위함이리라.

대부분의 법은 제1조에서 그 법의 목적을 명시하는데, 도로교통에 관한 기본법이라 할 수 있는 『도로교통법』에서도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모든 위험과 장해를 방지하고 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구체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한국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속도로를 관장하는 한국도로공사에 관한 법인 『한국도로공사법』 제1조도 “한국도로공사를 설립하여 도로의 설치·관리와 그 밖에 이에 관련된 사업을 하게 함으로써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위와 같은 법의 목적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도로 상에 발생하는 포트홀과 이를 땜질식으로 보수해 둔 구간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남에도 전면적인 개보수 대신 임시 보수로 일관한 경우들을 많이 볼 수 있고, 임시로 보수해 둔 구간이 다시 떨어져 나감으로써 재차 포트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고속도로 상 1차로와 2차로를 구분하는 차선이 그어진 구간에 임시적으로 보수해 둔 곳이 떨어져 나감으로써 다시 포트홀이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방치하여 해당 구간을 지나던 차량이 포트홀을 밟은 충격으로 사이드 에어백이 전개되고 휀더가 미세하게 찢어진 사고에서, 도로관리책임 주체에게 차량 수리비와 렌트비 등 수 천만 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사례들이 누적될수록 손해배상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결국 도로 개보수에 소요될 금액 이상으로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거기에다, 이러한 유형의 사고는 인명 사고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고속도로의 노면 관리 문제는 단순히 넘길 사안이 아니다.

한국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도로관리 주체 측에서는 예산 문제로 전면 재포장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겠지만,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도로를 이용하는 국민의 신체와 재산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게 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손해배상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산 탓만 하면서 이를 방치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 고속도로를 이용해 보면 고속도로 휴게소 리모델링을 통해 특급 호텔을 연상케 할 정도로 휘황찬란하게 휴게소를 탈바꿈시킨 경우들이 보이는데, 휴게소를 리모델링 할 예산은 있어도 도로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노면 재포장에 관한 예산은 없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한국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로에 관한 법에서 하나같이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도로의 궁극적인 목적은 “원활한 교통 흐름을 확보”함으로써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고속도로는 그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 판결을 계기로 도로에 관한 관리 책임이 있는 기관들은 도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도로의 본질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투자, 그 중에서도 노면의 유지보수에 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

법무법인 제하 변호사 강상구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