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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빙상계 성폭력 추가 폭로…"자세 교정 핑계로 강제 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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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the300]21일 손혜원·젊은빙상인연대 "전명규, 피해 사실 인지했을 것…적극 수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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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마포을)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젊은빙상인연대의 '빙상계 성폭력 피해자 추가 폭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빙상계 성폭력 피해 사례가 추가 폭로됐다. 빙상선수 A씨가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 빙상장에서 강습을 받던 중 빙상장 사설 강사이며 한체대 전 빙상부 조교인 B코치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 당했다는 내용이다.

손혜원 의원(서울 마포을)과 젊은빙상인연대는 21일 오전 11시4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력 피해 사례를 추가 폭로했다.

손 의원은 "각종 증언과 증거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추가 피해 사례를 조사했다"며 "젊은빙상인연대가 피해자의 적극적 증언과 간접적 인정을 통해 확인한 피해 사례는 총 6건"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가해자 2명의 실명을 공개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피해자 상당수가 공개를 원하지 않는 까닭에 이날 자리에서는 익명의 피해 사례만 소개하고 실명 공개는 없었다.

손 의원은 빙상선수 A씨가 한체대 전 빙상부 조교인 B코치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 당했다고 증언한 내용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B코치는 훈련 도중 자세를 교정한다는 핑계로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추는 등 추행을 계속했다. 또한 B코치는 '밖에서 만나서 영화 보자, 둘이서 밥을 먹자'라는 연락을 해왔고, A씨가 이를 거부하자 폭언을 했다. A씨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경기력에 크게 지장을 주는 행위를 B코치가 의도적으로 했다"고도 밝혔다. 현재 A씨는 당시 충격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손 의원은 또 다른 A씨가 전명규 한체대 교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전 교수가 성폭력 피해 정황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죽고 싶은 생각을 수백 번씩 하는 건 저인데 가해자가 죽겠다고 정신적 스트레스 받는다고요? 제가 그 날 밤 무슨 일 겪었는지 다 말하고 싶었다'고 문자 보냈더니 전 교수가 '네가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그것이 우선이야'고 답했다는 메시지 내용이다.

손 의원은 "전 교수가 A씨에 대한 성추행 또는 성폭행 정황도 거의 알고 있지 않았나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 문자"라며 "전 교수는 피해자로부터 성폭력 사건을 인지했는데 조치하지 않았고 사전 은폐에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빙상계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전 교수에 대한 적극적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젊은빙상인연대' 등은 △정부의 쳬육계 전반에 걸친 성폭력 전수조사 △한국체육대학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총사퇴 등을 요구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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