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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국 개혁개방 40년간 박물관 급증…349개→5천1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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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입장객 10억명이지만 몇몇 국영 박물관에 집중"

"지방정부 과시용으로 건립한 소규모 박물관은 제 기능 못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개혁·개방 40년 동안 중국의 박물관 수가 15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문물국(國家文物局)은 최근 중국의 박물관 수가 개혁·개방 원년인 1978년 349개에서 지난해에는 5천100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연간 박물관 입장객 수도 2007년 2억5천600만명에서 작년에는 10억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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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 사진



하지만 박물관 입장객의 대다수는 몇몇 국영 박물관에 집중돼 있으며, 지방정부가 최근 몇 년 사이 앞다퉈 건립하는 소규모 박물관들은 입장객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 사이에 수천개의 박물관이 개관했지만, 이들 박물관은 지역 주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지방정부 관리들의 경력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고안된 '무용지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문제 전문가인 렉사 리 뉴욕대 상하이 분교 교수는 역사, 예술, 자연사, 과학, 민속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 건립된 수천개의 박물관들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밝혔다.

리 교수는 연구를 위해 중국 내 수많은 박물관을 찾았는데 직원이 따라다니면서 조명과 멀티미디어 시설을 켜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규 박물관을 찾는 입장객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톈진(天津) 난카이대 박물관학과의 황추위 교수도 중국에서 수많은 박물관이 지방정부 관리의 요청에 따라 지어졌으며, 이들 박물관 건립 프로젝트는 입장객을 끌어들일 장기적인 계획이나 예산도 없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황은 걱정스럽지만,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박물관을 더 많이 짓도록 하는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무분별한 박물관 건립 계획이 가속할 전망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내년까지 인구 25만명 당 한 개꼴로 박물관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소규모 현 단위까지 박물관을 짓도록 독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한 지난 2008년부터 국영 박물관을 시작으로 박물관 입장료를 무료로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박물관의 예산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박물관의 90%가량이 입장료가 무료다.

황 교수는 "모든 현 단위에 박물관을 짓도록 하는 중앙정부의 정책은 위험하다"면서 "특히 낙후된 지방의 현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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