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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워라밸’에 빠진 백화점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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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에 저녁 수강생 급증

다양한 강좌로 직장인 등 손짓

경향신문

백화점 문화센터 꽃꽂이 강의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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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ㄱ씨(31)는 지난해 봄 회사 인근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취미 일러스트 강좌를 들었다. 집 근처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학원밖에 없고 주말에 따로 시간을 내서 하루짜리 강좌를 찾기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ㄱ씨는 “보통 문화센터 하면 낮 시간대 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앞으로도 일정이 맞는다면 다른 강좌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통상 문화센터는 어린이나 주부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지만 주 52시간제 정착,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풍조 등으로 사회적 풍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21일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진행된 ‘2018년 겨울학기’ 문화센터 회원 가운데 평일 6시 이후 강좌 수강생이 전년 대비 21.1%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문화센터 회원 증가율이 5.2%인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8년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수강생 중 30대의 비중이 전체 수강생의 50%를 넘어섰으며 남성 수강생의 비율도 전년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이처럼 직장인 수강생들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문화센터들은 직장인에게 맞는 시간대와 다양한 강좌를 적극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카탈로그에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워라밸 플랜’을 선보였다. 학교 시간표처럼 일주일 시간표를 짜서 직장인들의 선호가 높은 요가, 취미 등의 강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은 건강 관련 강좌도 올해 처음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은 23일부터 모집을 시작하는 2019년 봄학기 강좌에 평일 오후 6시 이후 강좌를 지난해 대비 20% 늘렸다. 더불어 직장인에게 인기인 미술, 운동, 악기 등 취미 관련 원데이 특강을 지난해 3300개에서 올해 5100개로 대폭 늘렸다. 롯데백화점이 2019년 상반기에 마련한 건축가 승효상씨의 공간 관련 강의, 최재천 교수의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관련 강의 등은 기존 문화센터에서 접하기 힘든 종류의 프로그램이다.

롯데백화점 김대수 마케팅본부장은 “변화하는 사회상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해 다양한 강좌를 준비했다”며 “앞으로 문화센터가 개인의 문화활동 공간을 넘어 교육의 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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