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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최대 42조 예타면제사업으로 경기부양·일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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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예타면제 사업 발표…총 33건, 61조원 규모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이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망가진 지역경제와 일자리를 살리기 위한 단기부양책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을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어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대한 적자와 파산에 대비해 대응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타면제사업을 발표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집계한 지자체 예타면제 신청 건수는 17개 시·도에서 총 33건, 61조원 규모이다. 경실련은 정부가 지자체별로 1건씩 사업 금액이 큰 사업들로 예타면제 대상을 선정하면 그 규모가 41조5169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한다. 시도별로 규모가 가장 작은 사업들로 지정할 경우에도 19조7047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5년간(2014~2018년) SOC 예타 면제 사업 규모(4조7333억원)의 약 13배다.


현재까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예타 면제 사업 규모가 29조592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집권 3년 차인 올해까지의 예타 면제 사업 규모는 최대금액의 합계로 따졌을 때는 71조원, 최소 금액을 합한 분은 5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표적 토건 정부로 거론되는 이명박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 규모(60조3109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가 토건정부로 비판 받아온 이명박 정부보다 더 토건사업에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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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제출한 33건의 사업은 전부 500억원 이상의 재정이 소요된다. 원래대로라면 총사업이 500억원 이상이나 재정지원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인 경우 필수적으로 예타를 거쳐야 한다. 예타 평가항목은 경제성(35∼50%), 정책성(25∼40%), 지역균형발전(25∼35%) 분석 등이다. 비용편익분석(B/C)이 1을 넘겨야 해당 사업이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에는 B(Benefit) 부분은 제외하고 C(Cost)만 고려하기로 했다. 예타를 수행하는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관계자는 "예타는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따지는데 경제성 분석은 통상 B/C 분석을 하지만 이번에는 비용만 보고 편익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수요편익을 검토하는 B를 생략해 사업 추진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요편익을 보지 않고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에 적자유발, 골칫덩어리 SOC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번 예타면제사업 추진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살리기 성격이 강하다"며 "예타면제는 지자체장들의 단기업적주의에 매몰될 가능성이 있고 손실부담에 대한 후유증은 전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지방에서는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소외된 사업들을 예타 면제 카드를 활용해서라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기홍 부산대 교수는 "예타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짧으면 1년, 길게는 2년이 걸리는데 이미 경기가 가라앉은 다음에 재정집행을 하면 효과가 크지 않다"며 "지역별로 가장 시급한 현안 하나씩을 예타면제사업으로 추진하면 우리나라가 불황으로 진입하는 사이클을 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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