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최민경 기자, 임찬영 기자] [설연휴 극과극 알바 풍경] 알바생 10명 중 9명 "서러운 순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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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서울 한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줄여서 알바)를 했던 백모씨(28)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12시간을 근무했다. 근무 중 휴식 시간은 없었다. 적어도 식사 시간에는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손님이 오면 주문을 받아야 했다.

예상보다 월급도 적었다. 주휴 수당, 야간수당이 포함되지 않아 한 달 동안 일해 백씨가 쥔 돈은 144만원이었다. 백씨는 "사장에게 따지니 다음 달부터 챙겨주겠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다음달 월급도 똑같아 포기하고 몇 달 다니다 말았다"고 말했다.

알바생도 엄연히 근로자지만 적절한 대우를 못 받는 경우가 많다. 백씨처럼 휴게시간을 제공받지 못하거나 각종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다.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거나 소위 '갑질'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인천 한 음식점에서 알바를 했던 박모씨(22)는 근무한 지 2주차에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박씨는 자신이 일을 잘하지 못해 점주가 못마땅해 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박씨는 억울하다. 제대로 인수인계나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모르는 것을 점주에게 물었지만 '알아서 하라'고만 했다"며 "그러다 아파서 하루 쉬고 싶다고 하니 '앞으로 나오지 말라'며 해고했다"고 말했다.

고용주에게 소위 '갑질'을 당한 경험도 있다. 지난해 서울 한 음식점에서 알바를 했던 강모씨(28)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는 사장님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다.

강씨가 근무한 지 1주일째가 되자 사장은 개인적인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사장 막내 아들 하원길을 에스코트해달라거나 본인 가정집 쓰레기 분리수거, 담배 심부름까지 시켰다. 강씨가 "업무 시간 외에 개인적인 호출은 자제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지만 사장은 "정이 없다", "가게에 돈만 벌러 오느냐"며 오히려 질책했다.

그 이후 사장은 강씨에게 업무를 몰아줬다. 강씨는 "사장님에게 불만을 표하자 '다른 알바생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도와주니 본인이 일을 많이 하는 게 맞다'고 하더라"며 "그만둔다고 하니 '책임감이 없다'면서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지급했다"고 토로했다.

알바생 대부분은 서러운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사이트 알바몬이 2017년 5월 알바생 12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알바를 하면서 서러웠던 순간이 있었다'고 밝혔다.

신정웅 알바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알바생도 노동자라는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그렇다 보니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알바생에게) 지켜야 할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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