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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시대착오적 한국당 ‘朴心’ 논란…민심만 멀어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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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행태가 참으로 한심스럽다. 5ㆍ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철지난 색깔론이 다시 등장하고, 당권 주자들은 전당대회 보이콧을 예고하고 있다. 더 볼썽사나운 건 특정 후보를 겨냥한 ‘친박’ 논란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이 배출한 대통령이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하며 정권을 내놓았다.

더욱이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정치적 사망선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참패했다. 새 시대에 걸맞는 건전한 보수 정치세력을 다시 세우라는 민심의 회초리였다. 한국당은 그동안 외부 인사에게 위원장을 맡긴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며 반성과 쇄신을 다짐해왔다. 하지만 시늉만 냈을 뿐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지금 벌어지는 행태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부 당내 극우 세력에 의한 ‘5ㆍ18 폄훼’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떻게든 지지세를 확대해보려는 얄팍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지도부의 어정쩡한 처신이 더 문제다. 5ㆍ18은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이미 정리된 사안이다. “여야가 함께 기념해 온 사건으로 존중하는 게 옳다”라거나, “당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다”는 등으로 남의 말 하듯 어물쩍 비켜갈 사안이 아니다. 국민정서와도 거리가 한참 멀다. 시대역행적이고 해당적 발언 당사자에 대한 단호한 제재와 조치가 뒤따라야 마땅한 일이다.

정작 눈뜨고 못볼 모습은 이른바 ‘박심(朴心)’을 잡기 위해 안절부절하는 당권 후보들이다. 제1 야당인 한국당을 맡겠다고 나섰으면 적어도 이 시대가 보수 정치 세력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당 대표를 하겠다는 인사들이 이런 대의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음 잡기에 안달이 나 있다. 황교안 전 총리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과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보인 구태가 청산되지 않고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토대에서 탄생한 지도부에 무슨 혁신과 새 정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최근 한국당 지지율 상승은 현 정부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이다. 민심은 냉혹하다. 한국당이 대안 정당으로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 그나마 지지도 한 순간에 잃게 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새로운 보수 정치 세력을 찾아나설 것이고,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은 초라한 소수 지역정당으로 전락하며 역사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시대착오적 한국당의 행태에 국민들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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