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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갑질 오너' 견제구는 뺀 한진칼…주총 표대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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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중장기 비전·성장전략 발표했지만 오너 일가 견제 대안 없어…KCGI "주총 표대결 준비중"]

머니투데이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공격을 받고 있는 한진칼이 중장기 경영발전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앞서 KCGI가 주주제안한 요구 사항을 일부 수용하면서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나섰다는 평가다.

그러나 한진칼의 이번 방안에는 KCGI 제안의 핵심 내용인 지배구조위원회 설치 등 갑질과 배임·횡령 혐의로 논란을 빚은 현 경영진에 대한 견제 장치 마련이 빠져있어 결국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KCGI와의 표 대결로 승부가 가려질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13일 공정공시를 통해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과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한진칼과 한진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를 늘리는 등 '지배구조개선안'과 부문별 중장기 성장 전략을 담은 '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한진그룹은 2023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 22조3000억원, 영업이익 2조20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사업성 재검토 등 사업구조 개선 방안 등을 제시했다. 한진칼과 대한한공 지분을 각각 10.81%, 8.03% 보유한 KCGI가 지난 1월 21일 '한진그룹 신뢰회복 5개년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제안한 내용을 일부 수용한 결과다.

그러나 이 같은 한진그룹의 전략에는 핵심 내용이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주요 경영사항을 사전에 검토·심의하고, 범법을 저지르거나 회사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을 금지한 내용 등 사실상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활동을 직접 겨냥한 KCGI의 요구엔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모르쇠'했기 때문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나 대한항공의 항공업 외 투자 확대 지양 원칙 마련은 한진그룹 경영개선에서 매우 중요한 조치"라며 "한진그룹이 내놓은 안에는 이것들이 빠지거나 상당히 완화돼 있어 KCGI의 제안만큼 매력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이 주총을 앞두고 유화적인 제스처로 세 결집에 나섰으나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KCGI와의 주총 표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CGI 관계자는 "한진그룹 안에 대한 세부 평가와 향후 계획에 대해 18일 공식답변을 내놓겠다"면서도 "결국 주주총회 표 대결로 가는 것으로 봐야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실제 KCGI는 주총 표 대결에 대비해 소액주주 의결권 결집에 나선 상황이다. 1월 18일 한진칼을 대상으로 주주명부열람등사가처분신청의 소를 제기했고 일주일여 후엔 한진칼 소액주주들에게 메일을 보내 잔고증명 등을 요청했다. 이달 7일엔 이번 3월 정기 주총부터 전자투표 도입, 실시를 제안했다.

주총 표 대결 시 전자투표 도입 여부는 현 지분 구조상 국민연금과 힘을 합쳐도 최대주주 오너 일가에 10%가량 밀리는 KCGI에 중요한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전자투표는 주총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만큼 KCGI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KCGI는 오는 18일까지 전자투표 도입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아직 한진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신아름 기자 pe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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