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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사설] 혁신성장, 판교테크노밸리에서 보는 희망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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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자리 잡은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카카오, 안랩, 넥슨, 엔씨소프트 등 정보기술(IT)회사들과 메디포스트, 차바이오텍 등 바이오회사들이 모여 있다. 면적 1㎢ 남짓한 곳의 1400여 개 기업이 한 해 8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20조원의 영업이익을 낸다. 첨단 업체들이 올리는 부가가치인 만큼 맞비교하기엔 무리지만 면적 1849㎢의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부가가치(GRDP)가 18조원에 그치니 판교테크노밸리의 집적효과가 얼마나 큰지 여실히 확인된다.

2000년 김대중정부 때 제1판교테크노밸리 사업 승인이 났지만 우여곡절을 거치며 미뤄지다 기업들의 입주가 완료된 시점은 2015년이었다. 올해 5년째인 판교에는 이미 자리 잡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외에 벤처나 스타트업의 창업이 어느 곳보다 활발하다. 외국인 스타트업도 몰려들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마련한 40개 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108개국에서 1771개팀이 쇄도했을 정도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IT기업 법률자문 전문 로펌인 WSGR가 판교 진출을 진행 중이다. 판교에서 차세대를 이끌 제2의 구글과 넷플릭스 같은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올해 제2판교테크노밸리가 본격적으로 문을 열면 기업은 2000여 개로 늘고 인원도 10만명에 육박하게 된다. 2023년 제3판교테크노밸리까지 완공되면 1.67㎢ 면적에 2500여 개 기업이 인력 13만여 명을 흡수한다. 제1판교테크노밸리는 IT·BT·CT·NT 등 융합기술 연구개발단지로, 제2판교테크노밸리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산업단지로,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블록체인 등 미래금융산업 허브로 차별화해 운영한다.

하지만 5년 차에 접어들면서 판교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토종 IT벤처의 원조 네이버 노조가 쟁의행위에 들어가고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에 줄지어 노조가 설립돼 사측과 맞설 태세다. 수평적이던 업무 문화가 수직적으로 변해가고 약탈적인 인력 스카우트로 업체 간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내세우며 의지를 보이지만 블록체인, 카풀 등을 옥죄는 규제는 외국 업체와의 경쟁에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교는 기업과 인재를 끌어모으는 살아 있는 현장이다. 판교를 대한민국 혁신성장에 희망의 빛으로 이어가도록 총력을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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