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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창원시공무원, 부하 직원에 폭언 갑질…피해자 정신과 치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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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간부 공무원이 부하 직원에게 수시로 폭언·욕설을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창원시에 따르면 59살 박 모 도시개발사업소장이 이 모 주무 계장에게 여러 차례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이 계장은 지난 13일 조퇴를 한 뒤 주말을 제외한 4일째 휴가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계장은 박 소장이 승진·부임한 지난달 7일 이후 매일 욕설과 폭언을 들었습니다.

박 소장은 보고자료나 회의자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XX', '저 XX', '인마'라는 말을 수시로 했고 기분이 나쁠 때면 "이 XX, 뺨을 때려버릴까" 등의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이 계장은 박 소장이 '계장'이란 호칭을 거의 쓰지 않고 '어이', '니(너) 이리 와 봐라' 등으로 자신을 불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계장은 "설사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상관이 폭언과 인격 말살을 해도 좋다는 권한은 없다"며 "말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죽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조금씩 알려져 시청 내 여론이 나빠지자 박 소장은 어제(18일) 창원시 공무원 노조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사과문이 오히려 더 큰 반발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박 소장은 머리 숙여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자신의 행위를 '직원과의 마찰', '의욕이 앞선 행위'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사과문에는 '진정성이 없다',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란 댓글이 수십 개나 달렸습니다.

피해자인 이 계장 역시 오늘(19일) 반박문을 올렸습니다.

이 계장은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영혼 없는 사과문을 게재한 것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적었습니다.

노조 게시판에는 자신도 박 소장이 상관이었을 때 똑같은 내용으로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박 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고의적인 인격 모독이 아니었다"며 "대화로 풀자고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소장은 이어 "이유가 어떻든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다"고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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