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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면접봤는데 불참 처리, 시간끌다 불합격시킨 대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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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대덕대 뷰티과 지원한 김모양

면접시험 봤는데, 예비합격 명단에도 없어

항의하자, "2차 수시에 면접 안와도 만점"

수개월간 시간끌다 불합격, 부모 소송키로

“수시 1차 전형에서 면접시험을 봤는데 불참 처리하더니 2차 전형에서는 면접점수를 만점 줘 합격시켜주겠다고 했습니다. 말 바꾸기만 하다 끝내 불합격시키더라고요. "

지난 12일 충남 공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모(19) 양의 하소연이다. 김양은 “대학 입학과정에서 대덕대(대전시 유성구)에 수개월 간 농락을 당했다”며 “대학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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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대 로고.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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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대 등에 따르면 김양은 지난해 9월 대덕대 수시 1차 전형에서 뷰티과에 지원했다. 이어 면접시험도 치렀다. 지난해 10월 30일 1차 수시합격자가 발표됐지만, 김양의 이름은 예비 합격자 명단에도 없었다.

김양은 학교 측에 “왜 예비 합격자 명단에도 없냐”고 물었다. 학교 측은 김양에게 “면접시험에 불참해서 불합격 처리됐다”고 해명했다. 김양은 "면접시험을 친구와 함께 가서 치렀고, 면접고사장에서 대학이 설문조사 한 내용도 증거로 남아 있다"고 했다.

김양이 항의하자 뷰티과 A 교수가 고등학교로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와 “잘못이 분명하다”며 “2차 수시 전형에서 면접 점수를 만점을 부여해 합격시켜 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김양은 “A 교수가 ‘2차 면접시험은 치르지 않아도 만점을 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까지 했다”고 했다. 그런데 A 교수는 지난해 12월 말께 수시 2차 합격자 명단이 발표 후 전화로 “예비 합격 대기자 16번”이라며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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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이 대덕대 A교수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사진 김양 제공]




하지만 김양은 끝내 합격 통지를 받지 못했다. 그때마다 A교수는 “일단 기다려보자. (합격자를) 부르면 학생부터 부르겠다”고 했다. 김양은 “최종 불합격된 뒤 A교수에게 전화해 ‘책임지라’고 하자 ‘내가 언제 붙여준다(합격)고 했냐. 끌어 올려준다고 했지’라며 말을 바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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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 부모가 대덕대 관계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김양 부모 제공]




김양은 학교 측의 약속만 믿고 다른 대학 2곳의 뷰티과에는 합격을 하고도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김양은 결국 또 다른 대학의 네일 전공과에 진학하게 됐다. 김양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뷰티 관련 학원도 다니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정작 대학에서는 다른 전공을 하게 돼 당혹스럽다"며 "차라리 일찌감치 합격이 안 된다고 했으면 다른 대학 뷰티과에 진학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양의 부모는 “수시 1차 합격자 발표 순간부터 몇 개월간 아이가 받은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조만간 대학에 손해배상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A교수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학교 언론팀(홍보팀)에 알아보라”며 전화를 끊었다. 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신입생 선발 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을 수 있다”며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금전적인 보상 등은 하기가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이 대학 이재열 부총장은 “지난 1월 5일 학생과 부모를 찾아가 사과했다”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는 자세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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