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브렉시트에 희롱당했다"…日기업, 英 '엑소더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딜브렉시트 우려 커져…日기업-英정부 신뢰 '바닥'

혼다, 2021년까지 공장 폐쇄…최소 3500명 실업자 양산

뉴스1

영국 내 혼다 공장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영국에 수십억 파운드를 투자해오던 일본 기업들이 수년 간 지속되고 있는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 위기감에 줄줄이 영국을 떠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혼다는 19일(현지시간) 영국 내 제조공장을 오는 2021년까지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 최소 35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는 "공장 폐쇄가 브렉시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접근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관세 부과 위험이 공장 폐쇄에 한몫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혼다에 앞서 닛산도 영국에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또한 소니와 파나소닉도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 본사(legal base)를 영국 밖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영국을 빠져나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노무라 증권은 이미 영국 내 수십 명의 근로자를 프랑크푸르트로 옮기고, 다른 유럽 국가에서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노무라 증권의 한 고위 임원은 지난해 11월 "브렉시트가 큰 걱정거리"라며 금융업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과 위험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만 1000개가 넘으며 14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내 왔다.

와세다 대학에서 일본과 유럽과의 관계를 가르치는 폴 베이컨 교수는 "이들 중 많은 기업들은 영국을 유럽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로 여겼다. 그러나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일본 기업들이 영국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CNN은 일본 기업들은 영국과 EU 간 수년동안 이어진 분열 위험에 진저리가 났다고 전했다.

일본 시즈오카 대학의 다케시타 세이지로 경영정보학 교수는 일본 기업과 영국 정부 사이의 신뢰가 바닥났다고 지적했다.

베이컨 교수는 "내가 언급한 일본 내 모든 전문직 종사자들은 브렉시트에 희롱당했다(bemused)"고 표현하기도 했다.

브렉시트까지 4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영국 의회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안을 지지 하지 않아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협상 없이 EU를 떠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은 실제 브렉시트가 개시되면 더 많은 일본 기업들이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yellowapollo@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