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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카슈미르 갈등 다시 점화 인도·파키스탄 치고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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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테러로 경찰 40명 희생 인도

수입품에 200% 관세 물리고

파키스탄 배우 활동 금지도

칸 총리, 사과보다 되레 자극

“인도가 공격하면 보복할 것”


인도영화인협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배우가 인도 영화계에서 활동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발리우드 인기 배우 살만 칸은 자신이 제작한 영화 <노트북>의 배경음악 가운데 한 곡을 다시 녹음하기로 했다. 파키스탄 가수가 불렀기 때문이다.

인도 기업 ‘아이엠지 릴라이언스’는 ‘파키스탄 슈퍼리그’ 크리켓 경기를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 인도 크리켓 경기장에서는 ‘크리켓 전설’로 불리는 파키스탄 임란 칸 총리의 초상화가 철거됐다.

인도령 카슈미르인 잠무카슈미르주 풀와마에서 지난 14일 인도 경찰 40여명이 숨진 대형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 간 반목이 깊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무장단체 ‘자이쉬 에 무함마드’는 공격 배후를 자처했다.

인도는 배후로 파키스탄 정부를 겨누고 있다. 이번 테러를 파키스탄 정부가 지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인도는 이 무장단체가 파키스탄 정보부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맞섰다.

인도는 테러 이틀 뒤인 16일 파키스탄 수입품에 200%에 달하는 관세를 물리며 보복에 나섰다. 인도 시민들은 파키스탄 국기를 불태우며 항의했다. 18일에는 풀와마에서 인도군과 ‘자이쉬 에 무함마드’ 조직원 간 총격전이 벌어져 인도군 4명, 조직원 3명 등 9명이 숨졌다.

카슈미르를 둘러싼 분쟁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힌두교도들이 이곳을 통치했지만 주민 70%는 무슬림이었다. 종교적·계급적 갈등이 뒤얽혀 3차례 큰 전쟁을 치른 뒤 1972년 시믈라 협정에 따라 힌두교가 다수인 인도와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이 분할 통치하고 있다. 하지만 잠무카슈미르에서 카슈미르 독립이나 파키스탄 편입을 주장하는 무장단체가 공격을 벌이고, 인도가 무력으로 진압하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테러는 1989년 무장투쟁 이후 30년 만에 가장 큰 테러”라고 전했다.

칸 총리는 19일 TV연설에서 “인도 정부가 원하는 어떤 종류의 조사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도가 공격한다면 파키스탄은 단지 보복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보복할 것”이라며 인도를 자극했다. 인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칸 총리는 이 끔찍한 행위를 비난하지도,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은 인도가 올봄 총선을 앞두고 이번 테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18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인도는 국내 정치적 이유로 파키스탄에 대한 적대적 언사를 강화하고 긴장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개입을 요청했다. 유엔은 “양측이 유엔 중재에 동의한다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재선을 노리고 있고, 군사적 대응에 대한 여론의 압박이 거세다”면서도 “전문가들은 파키스탄 공격은 위험부담이 크고, 궁극적으로 무장세력을 억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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