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고효율·초박막 열전소재 만드는 용액공정 개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UNIST 손재성 교수팀 주도…‘주석-셀레나이드’ 결정 구조 정렬 방식 ]

머니투데이

유리 기판 위에 얇게 올려진 주석-셀레나이드/사진=UNIS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 안에 켜진 형광등, 100m 달리기를 마친 사람의 몸, 따뜻한 커피가 담긴 머그잔 등에 있는 열을 전기로 바꿀 ‘열전 기술’에 기여할 소재가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손재성 교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호선 박사팀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주석-셀레나이드(SnSe)’의 결정 구조를 나란히 정렬해 고효율 초박막 열전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공정은 재료를 용액에 녹여 열전 잉크로 합성한 뒤 가열하는 방식이라 손쉽고 저렴하다.

연구진은 “제작된 소재의 성능은 기존 덩어리 형태의 열전소재에 뒤지지 않았으며, 공정 자체도 간단해 다양한 분야로 응용할 잠재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열전소재는 소재 양쪽에서 나타나는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물질이다. 이 소재로 열전발전기를 만들고 자동차·선박의 엔진 등에 부착하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열전발전기의 구조나 원리는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성능을 더 높이려면 더 좋은 열전소재를 개발해야 한다. 특히 2014년 처음 보고된 주석-셀레나이드는 성능 면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촉망받는 열전소재다. 하지만 이 물질의 결정 구조를 제어하기 어려워 기대만큼 우수한 열전 효율을 보이진 못했다.

연구팀은 “주석-셀레나이드는 종이가 층층이 쌓인 책처럼 독특한 층상형 결정구조를 가지며, 이 구조가 나란한 단결정에서 열전효과가 나타난다”며 “종이가 구겨지면 책을 깨끗하게 인쇄할 수 없는 것처럼 다결정 구조에선 높은 열전효율을 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주석-셀레나이드를 특정한 방향으로 성장시킬 2단계 공정을 개발했다.

1단계 공정에서는 ‘주석-다이셀레나이드’ 박막을 만들고, 2단계 공정에서 열처리해 ‘주석-셀레나이드’ 박막을 만드는 방식이다. 주석-다이셀레나이드가 특정한 방향으로 잘 성장하는 원소의 일종이라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연구팀은 “주석-다이셀레나이드를 가열하면 셀레늄(Se) 원자가 증발하며 주석-셀레나이드가 된다”며 “앞서 형성된 주석-다이셀레나이드 결정이 이정표가 되기 때문에 주석-셀레나이드 결정 구조도 가지런하게 정렬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제작된 주석-셀레나이드 박막은 기존 연구에 비해 전기적 특성이 10배 이상 우수했다. 또 단결정으로 성장시킨 덩어리 형태의 주석-셀레나이드 소재와 견줄 정도로 높은 성능을 보였다.

손 교수는 “원재료에 상당한 고온·고압을 가하는 기존 방법은 생산비가 비쌀 뿐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성장시키기 어려워 성능 확보가 어려웠다”며 “이번 기술은 간편하고 효율적일 뿐 아니라 주석-셀레나이드의 결정 방향까지 제어할 수 있어 향후 폭넓게 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류준영 기자 joo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