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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정은은 되고 주민은 안 되는 ‘헐렁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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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국, 젊은층이 즐겨 있는 '헐렁바지' 집중 단속…김정은에 대한 조롱으로 간주될 수 있어

아시아경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건군절 71주년인 지난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민무력성을 방문했다고 9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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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북한의 '비사회주의그루빠(비사그루빠)'가 주민들 옷차림을 집중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비사그루빠 요원들이 설 전부터 주민들 복장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주로 여성들 옷차림을 단속했는데 이번에는 남성들의 자본주의 날라리 옷차림, 특히 바지를 단속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비사그루빠란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제거 혹은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암행 감찰단이다. 그루빠는 'group'을 북한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비사그루빠는 노동당, 국가보위부, 인민보안부 요원들로 구성된 감찰단이다. 사안이 있을 때마다 조직되는 감찰 기구이지 상설 기구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여성용 바지의 경우 몸매가 드러날 정도로 폭이 좁은 바지, 날씬하게 보이도록 바지 끝단이 복숭아뼈와 무릎 사이 종아리에서 멈춘 이른바 8부바지, 치마도 바지도 아닌 속칭 치마바지 등이 단속 대상"이라며 "일반 바지를 입어도 다림질하지 않아 주름이 없으면 단속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남성들의 경우도 일반 일자형 바지에 다림질로 주름을 세우고 다녀야 한다"며 "최근 다시 등장한 무릎 아래 쪽부터 폭이 넓어지는 나팔바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입고 다니는 바지처럼 폭 넓은 '헐렁바지'도 집중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헐렁바지의 경우 주로 젊은층이 즐겨 입고 다니는데 이는 김 위원장을 상기시키게 마련"이라며 "헐렁바지를 입고 펄렁거리며 걷는 것은 김 위원장에 대한 조롱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단속에 적발되면 남녀 불문하고 3개월 정도 공사장 돌격대로 보내질 수 있다"며 "각종 공사장에 인력이 부족하니 당국에서 꼼수를 부린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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