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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취재파일] 2032년 남북 올림픽 개최, 상하이가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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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은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그제(19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치른 인도네시아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올림픽 유치 의향서를 역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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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2032년 지구촌 축제를 유치하겠다는 희망을 피력한 나라는 독일, 호주, 인도, 이집트입니다.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오는 2025년에 결정됩니다. 아직 6년이나 남았지만 올림픽 유치전은 벌써부터 조기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4년 하계올림픽이 파리에서 열리고 2028년 하계올림픽이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는 것을 고려하면 2032년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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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변수는 중국의 상하이입니다. 상하이는 서울-평양과 같은 아시아인데다 풍부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다른 경쟁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과 더불어 G2로 불리는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이 결정적입니다. 만약 상하이가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서울-평양은 가장 어려운 난적을 만나는 셈입니다.

그럼 상하이는 올림픽 유치에 나설까요? 지난해 상하이시 체육국은 '2032년 올림픽 실행가능성 연구'라는 내부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이 문건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끌자 상하이시는 단순한 기초연구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상하이의 올림픽 유치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의 생각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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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해 10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한중 미디어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포럼이 끝난 뒤 중국의 스포츠 전문 언론인인 A 기자와 술잔을 나누면서 중국의 의중을 알게 됐습니다. 상하이가 올림픽 유치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A 기자는 이렇게 털어놓았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2030년 축구 월드컵 유치고 두 번째는 한반도의 정세 변화이다. 중국은 2030년 월드컵 단독 개최를 원하고 있다. 2030년 월드컵 개최지는 카타르 월드컵 기간인 2022년 11월에 결정된다. 중국이 월드컵 개최에 성공하면 상하이가 올림픽 유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정치 문제이다. 2022년 3월에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남북 관계가 만약 악화된다면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가 불가능해진다. 2032년 올림픽 유치전은 2023년에 시작된다. 중국으로서는 2022년 말까지 2가지 변수의 결과를 지켜본 뒤에 상하이의 올림픽 유치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A 기자의 말을 쉽게 풀이하면 중국이 2030년 FIFA 월드컵 유치에 실패하고 서울-평양 공동 유치에 균열이 생기면 상하이가 바로 올림픽 유치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의 100%란 것입니다. 만약 월드컵 유치에 실패했는데 서울-평양이 원만하게 공동보조를 맞춰가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에는 시진핑 주석이 남북한과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해 정무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란 얘기입니다. 결국 두 가지 결과를 2022년 말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올림픽을 유치한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유치하지 않겠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중국 상하이가 결정적 변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대한체육회의 고위 관계자는 "IOC의 내부 역학과 IOC 위원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상하이가 올림픽 유치전에 나서면 서울-평양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반대로 나오지 않으면 남북이 사실상 중국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상하이가 남북 공동개최의 운명을 가를 최대 변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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