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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젊은층도 유방암 급증 ①] ‘늦은 결혼 때문에’…환자 10명 중 1명은 20~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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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 지난 15년간 지속 증가

-늦은 결혼ㆍ저출산으로 젊은 환자 많아져

-젊은 환자는 치료 후 유방 보존도 중요

헤럴드경제

[사진설명=젊은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다. 환자 10명 중 1명은 20~30대 여성이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30대 강모씨는 지난 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강씨는 유방암은 주로 엄마 세대의 중년 여성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만 생각해 안심하고 있었는데 막상 자신이 유방암에 걸리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결혼 2년차여서 임신 생각도 했는데 2세 계획은 당분간 미뤘다. 더구나 유방을 절제해야 할 경우 그 상실감을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약물 치료로 관리가 되고 있다.

호르몬 변화가 있는 중년 여성이 많이 걸리던 유방암 환자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유방암 환자 10명 중 1명은 20~30대 젊은 나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지난 1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2015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 발생자수는 2000년 5906건에서 2015년에는 1만9142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젊은 환자의 발생비율이 높았다. 2015년 전체 유방암 환자(1만9142건) 중 20-30대 유방암 환자는 1964명으로 환자 10명 중 1명꼴이었다. 이처럼 젊은 유방암 환자의 증가는 빨라진 초경과 서구화된 식습관, 늦은 결혼, 저출산, 모유 수유 감소, 비만, 피임약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방암은 유방에 발생하는 모든 악성종양을 통틀어 말한다. 유방조직에 비정상적인 세포조직이 계속 자라거나 다른 장기에 퍼지는 암이다. 흔히 유방이 아플 때 유방암을 걱정하곤 하지만 유방종괴는 대체로 통증이 없다. 대개 유방이 찌릿찌릿 아픈 것은 호르몬이나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한상아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그보다 통증이 없는 종괴가 만져지거나 젖꼭지에 핏물이 고인 경우, 혹은 가슴 좌우가 비대칭이거나 서로 처지는 정도가 다를 때 유방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며 “가슴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져 땀구멍이 보이는 것도 유방암의 주요 증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만약 손으로 멍울이 만져진다면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증상만으로 병기를 결정할 수는 없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유방암 치료는 기본적으로 유방 절제 수술이 이뤄지며 이와 함께 항암, 방사선, 효소, 호르몬 등 개인 맞춤치료가 복합적으로 진행된다. 다행히 유방암의 발병이 늘면서 치료 효과도 좋아지고 있다.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1990년대 78%에서 2010년대 92%까지 올라왔다.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완치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젊은 환자가 많아지면서 치료 후 유방 보존에 대한 사항까지 고려해야 한다. 유방은 여성에게 여성성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다. 이를 잃게 된다는 건 큰 상실감을 줄 수 있다.

한 교수는 “최근에는 병의 완치는 물론 유방 보존 여부의 대한 관심이 크다”며 “유방 자체가 여성성과 모성의 상징이고 겉으로 드러난 신체의 일부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젊은 환자라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때 바로 종양성형술을 고려할 수 있다. 종양성형술이란 유방 종괴는 제거하면서 유방의 형태를 최대한 복원하는 수술기법이다. 자가조직을 이용해 재건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무세포동종진피막을 이용해 조직을 복원하기도 한다. 유방 전절제가 불가피한 경우도 보형물삽입 또는 자가조직 이식을 통해 유방재건술을 시행해 환자의 상실감과 생활의 불편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유방암은 환경, 식이, 유전, 여성호르몬, 신체 활동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 요소들 중 스스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식이, 체중, 신체 활동 정도다. 동물성지방과 보존식,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신선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교수는 “특히 알코올은 유방암의 위험인자로 주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금주가 도움이 된다”며 “적절한 운동을 하고 균형 잡힌 칼로리를 섭취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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