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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만물상] "20대 文 지지 낮은 건 교육 잘못받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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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3년 차 때 한 여론조사에서 20대의 여당 지지율은 16%에 불과했다. 야당보다 낮았다. 60%쯤은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20대가 '보수'여서 그랬을까.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2009년엔 '대통령 못한다'는 20대가 78%였다. 박근혜 대통령 때인 2016년 초 20대는 18%만 대통령을 지지했다. 한 전문가는 "20대는 언제나 현실 권력에 저항하는 특징을 갖는다. 보수와 진보를 오락가락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지금 20대는 1990년대생이다. 처음부터 실시간 온라인 소통을 한 첫 세대다. 지금 30대가 갖고 있는 'PC 통신'이나 '피처폰'에 대한 추억이 그들에겐 없다. 처음부터 문자로 친구와 연락했다. 김대중 정부 때 여성부가 출범하고 양성평등 교육 지침이 만들어졌다. 그 영향을 받은 첫 세대가 지금 20대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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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나온 한 여론조사를 보니 20대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1.5%였다. 정부 출범 직후에 견주면 반 토막이자 최저치다. 20대가 핵심 지지 기반이었는데 어느덧 핵심 이반(離反) 세력이 됐다. 이 정권도 자체 여론조사를 자주 하는지 20대 여론 흐름을 아는 모양이다. 이 여론조사가 발표된 날 문 대통령은 20대를 끌어안는다며 한 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한 여당 의원은 국회에서 행사를 열고 20대, 특히 남성 지지율 하락을 요모조모 따져봤다. '성별 갈등' '양심적 병역거부' '일자리' '소통 부족'이 원인이란 답이 나왔다.

▶그런데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 놀라운 분석을 내놓았다. 전 정부 때 초·중·고 교육을 받은 20대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교육을 못 받아서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란다. 그는 "나는 유신 체제 전에 민주주의 교육을 잘 받은 세대"라고도 했다. 대통령 전 경제보좌관은 얼마 전 "여기 앉아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라"고 20대를 타박했는데, 설 최고위원은 20대의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민주주의 교육을 못 받은 탓"이라고 한다.

▶'일자리 정부'라는데 일자리 참사가 일어나고, '서민 정부'라는데 서민의 근로소득이 1년 만에 마이너스 37%다. 소득 통계에서 '마이너스 37%'라는 것은 정말 전무후무할 숫자 같다. 이런 상황인데 현실 비판적인 20대가 어떻게 정부를 지지하나. 그 생각은 안 하고 '교육을 잘못 받아서 그런다'고 한다. 이 사람들은 정말 어떤 교육을 받았길래 이렇게 불통(不通)이고 오만한지 모르겠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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