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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헬스TALK] 어깨 통증 환자 연 200만명…원인 알려면 X선 촬영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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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아파 병원을 찾는 사람만 한 해 200만명이다. 나이·성별 불문하고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서 한 자세만 오래 유지하는데다 운동량이 부족한 게 주 원인으로 꼽힌다. 더구나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외부 활동과 운동량이 현저히 줄고 어깨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어깨통증이 심해진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어깨 병변(질병코드 M75)으로 병·의원을 찾은 환자 수는 217만5980명에 달했다. 심사년도 기준 연도별로 비교해보면 2015년 환자 수가 200만명을 처음 돌파한 이후 매년 증가세다.

어깨질환은 원인과 통증양상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어깨 통증을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석 고대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흔히 어깨가 아프면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여겨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겠지’라는 생각에 적극적인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통증을 방치하는 경우 병을 키워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비즈

고대구로병원 제공



어깨는 회전근개라는 4가지 근육이 팔 뼈를 관절에 단단히 붙잡고 있는 구조이다. 어깨 관절은 인체에서 가장 운동 범위가 큰 관절로, 거의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불안정 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인대와 근육, 점액낭이 어깨관절을 둘러싸고 있다.

어깨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어깨 인대 조직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이 부분적으로 파열되거나, 운동 중 부상을 당하는 것 등이다. 의사는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 양상을 분석하고, 어깨 관절의 운동 감소 범위와 정확한 통증 유발 부위를 파악해 진단을 내린다.

◇ 어깨 상부와 바깥쪽에 생기는 통증은 어깨 힘줄 문제

목에서 팔로 이어지는 어깨 상부와 바깥쪽에 통증을 느낀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초기에는 움직임에 제약을 많이 받지 않는 편이라 심각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팔을 어깨보다 낮은 위치에서 사용할 때 통증이 거의 없으나 팔을 어깨 위로 들어 올렸을 때 아프다면, 회전근개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회전근개손상은 어깨뼈를 덮고 있는 네 개의 근육이 모여 하나처럼 된 회전근개라는 힘줄이 반복적 충격이나 마모로 찢어지는 것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들어 올리는 근육의 공간이 좁아져 주변 뼈나 인대가 충돌해 통증이 발생한다. 어깨를 움직이는 데 쓰는 힘줄 중에서 가장 위에 위치한 극상건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릴 때 어깨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심하면 종종 어깨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한다.

김형건 인천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어깨충돌증후군 통증을 단순한 결림이나 염좌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극상건 염증이 심해져 다른 어깨 주변의 힘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병원장은 "단순한 어깨 충돌증후군은 꾸준한 운동재활치료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면서도 "간혹 회전근개 손상이 동반된 경우, 만성인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 어깨통증 호소 환자 ‘근막통증후군’ 진단 많아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가장 흔히 진단되는 질환은 ‘근막통증후군(근막동통증후군)’이다. 주로 어깨죽지, 날갯죽지, 목줄기 쪽이 찌부등하고 결리는 증상을 호소한다.

근육을 감싸는 근막을 따라 통증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근막통증후군은 근육의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나 반복적인 움직임 등이 원인으로 작용해 통증을 유발한다. 대개 운동할 때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 지점에 압박을 가할 경우 국소적인 통증을 느낀다.

일시적인 근막통증증후군일 경우 가벼운 스트레칭 운동 또는 마사지, 핫팩을 이용한 찜질, 심부열 초음파치료 등 물리요법으로 근육을 이완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주사요법으로 근육 속에 존재하는 통증 유발점을 파괴해 치료할 수 있다.

◇ 어깨 전체가 아프다면 오십견 혹은 석회화건염

어깨 전체에 걸쳐 통증이 나타나면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석회화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깨 관절 가장 안쪽에 위치한 관절낭에 염증반응으로 조직 섬유화가 일어나고 유착이 발생해 어깨 관절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관절의 운동범위가 크게 제한돼 팔과 어깨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감이 크다.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고 아픈 위치를 구분하기 힘들어 전체적으로 아프다고 느낀다.

오십견은 어깨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굳어져서 팔을 마음대로 들거나 움직일 수 없는 증상을 보인다. 어깨나 팔을 점차 안쪽-바깥쪽 순으로 돌리기 힘들어지고, 세수하거나 머리 감을 때 뒷목을 만지거나 옷 입을 때 단추 끼우기 등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석회화건염은 힘줄에 석회질이 끼어 염증을 일으키고 돌처럼 굳어져 통증을 유발한다. 염증 크기가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 조금씩 커진다. X-레이 검사를 해 보면 어깨 부위에 1~2mm에서 3cm까지 다양한 돌처럼 생긴 방사선 비투과성 병변 부위가 하얗게 나타나면 석회화 건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어느 순간 극심한 통증이 와서 어깨를 쓸 수 없을 정도다. 아픈 팔을 움직이지 않으려고 건강한 팔로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팔을 앞이나 옆으로 들 때 통증이 발생해 동작이 어렵다.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치료를 하고 관절 운동범위를 늘리기 위한 운동치료와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도 통증 감소에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강석 고대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특히 중장년층의 주부들은 노화로 인해 어깨 주변의 힘줄이 약해져 있다"며 "과도한 어깨 사용 후 지속적인 어깨 통증이 발생한다면 단순한 어깨 결림이 아닌 회전근개 파열 등으로 인한 질환일 수 있으니 방치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발병 후엔 통증 완화…올바른 자세 가장 중요

어깨통증을 완치하기는 쉽지 않다. 치료의 주 목적도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의 운동성을 유지, 회복하는 데 있다. 치료법으로는 경구 약물치료와 국소 주사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병행한다.

어깨질환의 가장 기본적인 검사방법은 X선 촬영이다. 근골격계 초음파 검사로 회전근개 힘줄의 손상, 점액낭염, 관절액의 이두박근 힘줄 주위 삼출, 관절연골의 변성 등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어깨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주 어깨· 목 스트레칭을 해 근육 긴장을 완화하고 충분히 이완해줘야 한다. 평소 뭉쳐있는 팔과 어깨 근육을 좌우로 움직이며 돌려주거나 선반을 손으로 잡고 허리를 굽히면서 팔을 쭉 펴는 동작이 도움이 된다.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깨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면 다른 퇴행성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강석 교수는 "무거운 무게의 운동기구를 들거나 무리한 움직임은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삼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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