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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0조 넥슨' 김정주, 방준혁-김범수 누구에게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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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왼쪽부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김정주 NXC 대표.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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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인턴기자 = 넥슨 매각 예비입찰에 넷마블과 카카오가 뛰어들면서 '키'를 쥐고 있는 김정주 NXC 대표가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가운데 누구 손을 들어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넥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지난 1월초 넥슨 매각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달 31일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넥슨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이달 13일 콘퍼런스콜에서 김정주 대표와 방준혁 의장의 오랜 친분을 언급하며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게임업계는 창업자나 초기 개발진, 경영진간의 친분이 투자나 인수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김정주 대표와 방준혁 의장은 친분보다 '묵은감정'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게임업계 중론이다. 방준혁 의장은 지난 2015년 김정주 대표의 엔씨소프트 인수 시도를 무산시킨 바 있다. 이보다 4년 전인 2011년에는 게임하이가 개발한 '서든어택' 퍼블리싱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실제로 넷마블은 매각 주관사로부터 예비입찰 초대장을 받지 못해 일본 넥슨 본사를 찾아가서야 참여 자격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정주 대표가 넷마블의 설레발에 내심 불쾌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넥슨 관계자는 "사내에서도 예비입찰전부터 시너지 효과를 운운한 넷마블이 지나치게 앞서간다며 언짢아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김정주 대표와 친분으로 따지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더 막역하다. 둘은 서울대 86학번 동기이기도 하고, 1세대 게임벤처 창업가라는 공통점도 있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 1999년 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을 창업한 데다, 게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할 만한 자금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카카오는 간편결제,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역대 최저치인 0.6%로 떨어졌다. 수익성은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태다. 현재 카카오의 현금성 자산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번 입찰에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자금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4000억원을 지원받아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지분가치만 최소 6조원이 넘어, 다른 재무적 투자자와의 컨소시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정주 대표가 특정인과의 친분을 최종 결정에 반영할 생각이었다면 지분매각 방식으로 경쟁입찰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매각가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넥슨. 결국 김정주 대표가 보유한 NXC의 지분 98.64%가 누구의 손에 넘어갈지는 매각대금을 누가 많이 제시했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김정주 대표의 공식적인 입장은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주판알을 튕기지 않을 리가 없다. 현재로선 넷마블과 카카오 모두 김정주 대표에게 '2% 아쉬운' 선택지인 만큼 그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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