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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터뷰]답을 찾아가는 구자욱, 변화의 계기는 문득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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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오키나와=배우근 기자] 삼성의 간판선수 중 한 명. 그의 이름은 구자욱(26). 이제 프로 5년차에 접어든 그는 팀의 중심타선에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큰 변화에 몸을 던지고 있다. 변화의 동력은 현상태에 만족하지 않아야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다부진 각오다.(이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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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는데 왜 변화를 시도하나. 정교한 이치로가 아닌 발빠른 홈런타자 마이크 트라웃으로의 전환인가(구자욱은 체중 증량과 근력 증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체력이나 기량 면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다 많이 부족한게 맞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전과 똑같이 하면 같은 성적을 낼 수 있겠지만, 똑같이 하면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없다. 변화를 위해 내게 필요한 건 파워, 힘. 그게 붙으면 스피드도 따라온다.

-몸집이 커지는 만큼 순발력이나 밸런스 문제는 없나? 타격폼의 변화는?

이전엔 웨이트 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했다. 이번엔 살만 찌운게 아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순발력은 지난해 보다 오히려 좋아질거 같다. 밸런스 걱정은 없다. 원래 이쯤이면 피곤해야 하는데 그런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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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이 아카마 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김한수 감독은 구자욱에 대해 ‘뒤에서 보면 확실히 다르다. 엉덩이가 커졌다. 상체도 단단해졌다’고 한다. 벌크업을 했다고 밸런스 문제는 없을거라고 밝혔다. 아직 20대 중반, 순발력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타석에서 효과를 느끼고 있나. 홈런을 의식하는지도.

타석에서 밸런스가 더 좋아지고 하체도 더 잘 잡히는거 같다. 그리고 홈런 많이 치겠다는 생각 보단 더 강한 타구를 많이 만들겠다는게 목표다. 강한 타구가 곧 안타와 홈런으로 연결된다. 이전이라면 잡힐 타구가 빠져나가고 있는데 이유는 타구 스피드에 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한다.

멀리치기 보다 강한 타구의 생산이다. 힘이 붙었다고 스윙이 커지거나 세게 돌리지 않는다. 평소 하던대로 하고 있고 할 것이다. 홈런을 치기 위해 퍼올리거나 발사각도를 올릴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타격폼의 변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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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감독이 평가하길, 구자욱 선수의 각오가 이번엔 특히 남다르다고 하던데.

스프링캠프에 오기전에 놀지 않았다. 사실 노는게 좋다. 쉬면서 재미있게 놀면 되는데, 이번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지나고 나면 다 소용없는 일이더라. 그래서 이번엔 시간을 오롯이 내게만 투자했다. 매년 스프링캠프에 조급하게 왔던거 같다. 몸을 제대로 못 만들었다.

당시엔 몰랐는데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야구만 했다. 사실 야구를 잘 하려면 몸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번엔 마음을 다잡고 몸에 더 투자했다. 몸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변화의 계기는 어떻게 찾아왔나.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기에 변화를 주게 됐다. 누가 조언을 한 건 아니다. 비시즌 때 집에 있는데 문득 떠올랐다. ‘이렇게 해서는 오랫동안 잘하지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그 순간 그냥 마음을 다잡게 됐다. 그날 이후 식단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웨이트 트레이닝 하는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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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선 누구나 구슬땀을 흘린다. 그러나 훈련만큼 중요한게 정신적인 안정이다. 캠프생활이 어떤 면에선 굉장히 단조로운데 그런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고 있나.

사장님이 책을 선수들에게 한권씩 나눠주셨다. 운동을 하느라 매일 볼 순 없지만, 틈나는대로 책을 읽다보면 잡생각이 사라진다. 정신적으로 도움이 된다. 캠프생활은 아침에 눈뜨자마자 운동으로 시작해 운동으로 끝난다. 스트레스는 동료들과 얘기하면서 많이 풀리는거 같다. 딱히 지금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없다. 좋은거 같다.

구자욱이 읽고 있다는 책은 ‘시를 잊은 그대에게(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정재찬 저)’다. 삼성 라이온즈 임대기 구단주가 선수단에 선물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구자욱은 변화의 계기가 ‘문득’ 찾아왔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한 방향으로 생각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답은 떠오른다. 그가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오랫동안 야구를 잘 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다 스스로 찾은 것이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구자욱은 그 어느 때 보다 진지하게 야구를 대하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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