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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PC방 살인' 김성수 "경찰 , 동생과 진술 다르면 '괘씸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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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더 처벌 받을까 추측성 진술…CCTV로 범죄자 몰아"

"검사님은 이성 잃은 상대를 뜯어말릴 건가" 반문도

뉴스1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의자 김성수(30) 2019.1.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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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서울 강서구 소재의 PC방에서 알바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공분을 산 김성수씨(30)가 동생의 공범 혐의와 관련해 경찰조사 당시 정확한 진술을 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14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공판에 참석한 김씨는 "경찰관이 '나와 동생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으면 검사님이 괘씸죄로 더 처벌할 것'이라고 해 추측성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공동폭행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는 동생 A씨(28)에 대한 김씨의 증인 심문이 진행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PC방에서 피해자와 다툰 뒤 집에 가기 전 동생에게 "너는 끼지 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3번째 경찰 조사 이후로는 "알바생이 집에 가는지 보고 있어"라고 진술해 왔는데, 법정에서 이를 재번복했다.

그는 "경찰관님이 '너와 동생의 진술이 일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검사님이 괘씸죄로 더 크게 처벌할 것'이라고 얘기했다"면서 "CCTV 화면을 여러차례 돌리며 '동생이 도와주는 거 아니냐'고 했고, 동생의 거짓말탐지기 결과도 거짓말로 나왔는데 동생이 더 처벌받으면 좋겠냐고도 했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당시 너무 흥분한 상태여서 어떤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PC방에) 돌아온 뒤에도 동생이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이 동행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하기도했다. 그는 "수사 전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말을 형식적으로만 들었고, 경찰 조사가 끝날 때 쯤에야 처음 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TV 등을 통해 그를 찾아온 한 변호사의 말을 듣고 진술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 변호사가 추측성으로 진술하는 것이 동생을 돕는 게 아니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했고, 그 이후로 진술을 바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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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씨. /뉴스1 DB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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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검찰 측은 사건 당시 화면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반복하며 김씨와 동생의 공범 가능성을 캐물었다. 그러나 김씨는 단호하게 "동생은 싸움을 도와준 것이 아니다"며 "처음에는 동생이 말리고 있다고만 생각했고, 이후 상황은 동생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동생이 본인이 아닌 피해자를 잡아당긴 부분에 대해 묻자 김씨는 "검사님은 이성을 잃고 주먹을 날리는 사람에게 다가가 말릴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힘이 강한 사람이라면 가운데서 말리겠지만 대부분은 이성을 잃은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CCTV만 보고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생 A씨측은 앞서 열린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형에 대해 적극 제지를 하는 것이 두려운 일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두렵고 어려운 것이었고, 따라서 당시 겁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이날 PC방 사건 이전에 형제 간 다툼이 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김씨 형제가 크게 다퉜고, 이에 동생 A씨가 김씨의 머리를 양은냄비로 4~5차례 내리쳤다. 또 모친이 형제를 떼어놓자 A씨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컴퓨터를 집어던지고 야구방망이로 김씨의 문을 내리치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씨는 이에 대해 "그 사건 때만 그랬던 것이고, 평상시에는 제가 약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동생이 맞춰줬다"고 말했다.

김씨 측 변호인도 "당시 김씨가 흉기를 들고 위협을 가했고, 냄비를 먼저 집어던지기도 했다. 해당 사건 이전에도 수차례 폭력적 행동에 대해 참다가 폭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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