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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자다가 숨이 ‘턱’… 수면무호흡 방치 절대 안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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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및 치료법 / 충분히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아 / 집중 안 되고 기억·분별력도 떨어져 / 계속 진행 땐 뇌졸중·심부전 올 수도 / 비만인 경우 발병 가능성 특히 높아 / 흡연·음주도 증세 악화의 중요 원인 / 양압기·구강내 장치 통한 치료 효과적

김모(42)씨는 평소 코골이로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져 작은방에서 따로 잔다. 잠을 잘 때 코를 골 뿐 평소 몸에 다른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두통이 심하고 아무리 잠을 자도 계속해서 피로감이 느껴졌다. 회사에서는 집중이 안 되거나 실수가 잦아지는 등 몸 상태가 나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김씨는 병원을 찾아 상담을 통해 수면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김씨는 높은 단계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었으며, 고혈압 증상도 함께 발견됐다.

수면은 다음 날의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하기 위해 몸과 마음의 피로에서 회복시키는 중요한 인체 활동으로 건강과 직결된다. 그렇지만 김씨와 같이 잠 못 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는 2013년 38만686명에서 2017년 51만5326명으로 30% 증가했다.

게다가 2017년 수면장애 환자 중 수면무호흡 환자는 3만1377명으로 8.3%로 집계됐다. 전문의들은 코골이·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수면부족은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수면학회가 매년 3월 춘분이 있는 주의 금요일을 ‘세계 수면의 날’로 정해 수면장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강의 적신호가 될 수 있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봤다.

세계일보

코골이·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수면부족은 단순한 현상이 아닌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과체중이거나 나이가 많을수록, 여자보다는 남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치과전문의가 수면무호흡환자에게 구강 내 장치를 보여주며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제공


◆집중력 저하 유발하고 심혈관계 질환 등 건강 위협

흔히 코골이라고 하면 드르렁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는 수면 시 입천장 안쪽과 그 주변의 연조직이 숨을 쉬면서 드나드는 공기에 의해 떨리면서 발생하는 소리이다. 이 과정에서 공기의 흐름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차단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수면무호흡이라고 한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있는 경우 신체는 만성적인 산소부족 상태에 놓이게 돼 낮 시간 졸림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기억력 집중력 분별력과 같은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된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장지희 교수는 “자는 동안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반복되면 일시적인 혈압 변화가 빠르게 나타난다. 이 같은 고혈압과 저산소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혈관 손상으로 인한 관상동맥 질환이나 뇌졸중과 함께 심부전, 부정맥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장기 관찰 때 혈압 상승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경미한 수면무호흡증이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경도의 무호흡·저호흡 지수를 가진 환자가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2배 정도 고혈압 발병 위험도가 높다.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잠을 자는 동안 숨을 제대로 쉬지 않으면 몸은 저산소 상태에 빠지게 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러한 호르몬은 일시적으로 혈액 내 당을 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증상이 장기화하면 당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된다.

◆과체중이거나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하고 흡연과 음주도 영향을 미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의 경우 특히, 폐경 후 유병률이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기도 주변 지방 조직이 축적되고, 연구개가 늘어지며 상기도 근육의 긴장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위험이 증가한다. 과체중은 오래전부터 폐쇄성 수면무호흡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왔다. 체중이 증가할 경우, 기도 및 흉곽 등의 주변에 지방 축적으로 공기 통로가 좁아질 뿐만 아니라 기도가 열려 있도록 해주는 신경기전에 변화가 오게 되어 기도가 보다 쉽게 좁아지는 상태가 된다.

흡연과 음주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직접 흡연뿐만 아니라 간접흡연도 마찬가지다. 담배 연기에 포함되어 있는 물질이 기도를 자극하고 보다 쉽게 기도가 좁아지도록 만드는 물질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잠자기 전에 술을 마시게 되면 유독 코골이가 심해지기도 하는데, 기도를 유지하는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기도가 보다 좁아지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행동요법에서부터 양압기 사용이나 구강 내 장치 등으로 치료

코골이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크게 행동요법과 같은 일반적인 대처법과 양압기를 사용한 치료, 수술적 치료 및 구강 내 장치를 이용한 치료 등이 있다. 장 교수는 “양압 치료기는 기도 내에 지속적으로 공기를 밀어 넣어 기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뿐만 아니라 중추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악골에 기형이 있거나 조직들이 기도를 막고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이 같은 조직을 제거하거나 상악골이나 하악골을 앞으로 밀어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내어 기도를 넓혀주는 구강 내 장치는 사용이 편리하고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뛰어나 많은 환자가 선호하는 치료 방법이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자세를 바꾸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경우는 똑바로 누워서 자는 것보다 연구개나 혀 같은 연조직이 아래로 처지는 것이 덜하기 때문이다. 하나 이것은 모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아니므로 수면다원검사 등으로 자신이 수면 자세 변경으로 수면장애지수가 감소하는지 확인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흡연과 음주도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만큼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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