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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 이어 연예인들도 경찰 유착…베일 벗는 '검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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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3명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입건…금품거래 여부 주목

총경급 간부 청와대 파견 이어 경찰청 핵심 요직…부실 검증 지적

연합뉴스

경찰, 승리 단톡방 ‘경찰총장' 관련 총경 조사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한 경찰 유착 의혹이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 등 연예인들의 경찰 유착 의혹으로도 번져가고 있다.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 일부 실체를 드러내는가 하면 경찰청의 핵심 요직에 있는 총경급 간부가 연예인들의 사업 과정에서 뒤를 봐줬다는 의혹도 불거지며 유착 의혹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나올 개연성이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승리 등이 함께하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윤모 총경 등 3명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

공무상 비밀 누설죄란 공무원이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을 때 적용된다.

경찰은 윤 총경이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에 공동 설립한 술집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에 관해 은밀히 알아보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자세한 내용을 캐고 있다.



몽키뮤지엄은 당시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클럽처럼 영업했다가 문제가 돼 경쟁 업체로부터 신고를 당했다.

이에 윤 총경은 자신이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했던 강남경찰서 팀장급 직원 A씨에게 전화해 B씨가 담당하던 몽키뮤지엄 사건에 관해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3명에 대해 일단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이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하기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실제 유 대표나 승리가 윤 총경을 통해 사건 무마를 청탁했는지 이를 대가로 건넨 금품은 없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실제 윤 총경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거나 대가로 금품이 전달됐다면 죄명이 바뀔 수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세주합동법률사무소 김정규 변호사는 "윤 총경이 지위를 이용해 강남서 담당자에게 직무와 관련한 사건 처리를 알선하고 대가를 수수했다면 형법상 알선수뢰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승리와 유 대표, 윤 총경 사이에 금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뇌물을 요구했거나 약속만 했다 해도 알선수뢰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금액이 3천만원 이상이라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가중처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윤 총경에 대한 수사가 미진할 경우 '꼬리 자르기'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윤 총경은 2015년 강남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했다. 생활안전과장은 관내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을 담당하는 자리인 만큼 그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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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윤 총경이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파견 근무를 한 사실을 두고 인사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총경이 유 대표 등과 식사와 골프 자리를 가진 것은 2017∼2018년으로 청와대 파견 기간과 겹친다.

윤 총경은 지난해 8월 경찰청으로 복귀해 경찰 조직 내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인사담당관으로 근무해왔다. 경찰은 지난 16일 그를 대기발령 조처했다.

경찰은 또 몽키뮤지엄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건에도 윤 총경이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승리의 성 접대 의혹이나 가수 정준영(30)의 성관계 몰카 등 각종 불법 행위를 알면서도 묵인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은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을 밝히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당초 유착 의혹은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무마 과정에서 불거졌다.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직 경찰관 강모씨가 구속되고 이 클럽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담당했던 현직 경찰관이 입건되는 등 유착 의혹을 둘러싼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경찰은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 과정에 당시 강남서 과장급 인사가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강씨와 연락이 빈번했다는 등의 이유로 내사 대상에 오른 경찰관도 여러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자 경찰은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건 본질은 마약과 마약으로 인한 범죄 그리고 경찰관 유착범죄"라며 "특히 유착과 연결되는 직원들은 발본색원하고 명명백백히 (의혹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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