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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입법쿠데타” “탈당 불사”… 패스트트랙 성사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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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 합의 하루만에 ‘삐걱’ / 한국당, 비상회의 열어 총력전 예고 / 황교안 “좌파정권 수명 연장용” 성토 / 나경원 “희대의 권력거래이자 야합” / 바른미래도 합의안 반대 기류 확산 / 오신환 “한쪽 배제한 채 밀어붙이기” / ‘한 지붕 두 가족’ 내홍 심화 가능성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진통 끝에 선거제 개편 단일안을 도출했지만 한국당이 강력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한국당은 이번 패스트트랙 공조를 “좌파독재정권 수명 연장을 위한 입법 쿠데타”라고 규정하며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별러 정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단일화안에 합의한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연동률 100% 미적용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일부 의원은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내 갈등에 휘말릴 조짐마저 보인다.

세계일보

심각한 與野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열린 국회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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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18일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를 열고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정권이 밀어붙이는 선거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패스트트랙은 좌파독재정권 수명 연장을 위한 입법 쿠데타”라며 “이 정권이 정파적 이익에 급급한 소수 야당과 야합해 다음 총선에서 좌파연합의회를 만들려는 음모”라고 규탄했다. 여야 4당이 내놓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총선을 치르게 되면 한국정치 지형이 ‘진보세력’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계산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은 한마디로 희대의 권력거래이면서 야합”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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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18일 회동을 위해 국회 운영위원장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인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전날 ‘지역구 225석·권역별 비례 75석 고정·연동률 50% 적용’을 핵심으로 한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정당별 추인 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안의 추인을 위한 의원총회를 이날 바로 열기보다는 바른미래당 등 다른 당의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패스트트랙에 ‘패키지’로 함께 올리기로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법안의 세부 내용에서 여야 4당의 추가 합의가 필요한 점 등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선거제 개편 최종안을 놓고 갈등이 번지는 양상이다. 여야 4당의 합의안이 비례성을 높이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당내 기류가 만만치 않다.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의견이 대체로 ‘국민의당 출신은 찬성, 바른정당 출신은 반대’로 갈리면서 창당 때부터 내재돼 온 ‘한 지붕 두 가족’ 내홍이 더 뚜렷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법개혁안에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담보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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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황교안 대표 발언에 대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지난 의총에서 선거법 개정과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당 의원들 3분의 2 이상 동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공개 제동을 걸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사무총장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선거의 룰을 논의할 때 한쪽 진영을 배제한 채 패스트트랙으로 다수가 밀어붙이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가지면서 반대하는 의견이 당내에 있다”며 “이와 관련해 일부 의원은 탈당 의사까지 밝혔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평화당은 이날 여야 4당 가운데 가장 먼저 의총을 열고 선거제 개혁안 추인 여부를 논의했지만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19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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