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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 OECD 하위권에 멈춘 한국 수출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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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던 수출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교역이 동반 침체국면에 돌입하면서 각국 상황이 거의 비슷해졌지만 우리의 처지는 더욱 심각한 편이다. 지난 1월 한국 수출이 1년 전보다 5.9% 감소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발표에서도 여실히 확인되는 사실이다. 이 기간 중 교역 통계가 취합된 OECD 32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순위는 26위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국들이 함께 침체를 겪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훨씬 다급한 처지에 놓여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의 수출 실적은 이미 추세적인 하강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20일까지의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4.9% 감소해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불과 몇 달 전인 작년 10월 OECD 회원국 중 수출 증가율 2위를 기록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전년에 추석이 끼었던 기저효과 덕분이라지만 이젠 그나마의 반등 효과조차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수출업체들의 대체적인 걱정이다. 수출증가 추세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자체가 위기 상황을 반영한다.

그동안 우리 수출에서 주력 업종의 위치를 차지했던 반도체의 감소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도 상황은 만만치 않다. 자동차·조선 등 다른 업종들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반도체는 나름대로 실적을 유지해 왔으나 전체 수출이 감소한 작년 12월부터 계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무려 23.3%의 감소 실적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최대 20조원 규모의 생산손실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게 한국경제연구원의 우울한 전망이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지금의 국제교역 환경이 단시일 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 침체도 가속화할 조짐이다. 작년 3.9%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는 3%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조속히 수출 다변화를 추진해야 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노력해야 한다. 수출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의 검토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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