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파운더스컵 2라운드 18번 홀 그린에서 깃대를 꽂은 채 퍼팅을 하고 있다./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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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을 꽂고 퍼팅하는 게 훨씬 편하다." 25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해 경쟁자들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한 고진영(24)은 퍼팅을 할 때 깃대를 꽂은 채로 한다.
과연 깃대를 꽂은 채 퍼팅을 하는 게 그의 경기력에 도움이 됐을까.
고진영은 이날 우승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우에는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나는 핀을 그대로 둔 채 퍼팅을 하는 게 훨씬 편하다"면서 "좀 더 작은 타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핀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보다 큰 홀에 넣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고진영의 퍼팅 실력은 올해 들어 향상됐을까. 고진영의 지난해 그린 적중시 퍼트 수는 1.78개로 이 부문 23위였다.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는 29.92개로 91위였다. 그런데 올해는 그린 적중시 퍼트 수 1.69개로 3위, 평균 퍼트 수는 29.13개로 12위로 껑충 뛰었다.
고진영의 드라이버 비거리나 정확도, 아이언의 그린 적중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퍼팅 실력이 향상된 것이다. 퍼팅이 실력이 더욱 견고해진 고진영은 올해 4개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 3위, 공동 29위 성적을 거뒀다.
고진영은 주위의 격려 덕에 얻은 자신감도 좋은 성적의 비결 중 하나라고 했다. 고진영은 "사실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온 후 외로움도 많이 느꼈고, ‘내가 할 수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친구나 부모님, 캐디 등 주변 분들이 모두 ‘너는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덕분에 올해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고진영은 "오늘은 더스틴 존슨이 된 기분이었다"고도 했다. 고진영은 "제니퍼 송이 말해준 이야기"라며 "더스틴 존슨은 안 좋은 샷이 나와도 화를 내지 않고 그냥 클럽을 백 안에 넣고 걸어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어제와 오늘 더스틴처럼 느껴보려고 했다. 화도 내지 않고, 기뻐하지도 않으며 오로지 집중하려고만 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그 덕분인지 3~4라운드 동안 보기 없는 경기를 펼쳤다. 고진영은 "보기 없는 플레이를 주말 동안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세 번째 우승을 미국 본토에서 할 수 있게 돼 더욱 뜻 깊다"고 했다.
고진영은 "동계 훈련에서 장타나 쇼트 게임에 집중해서 연습을 했다. 아직 100퍼센트 다 나오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연습한 만큼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제 미국 본토에서의 투어가 시작이고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아있다. 만족하지 않고 조금 더 꾸준하게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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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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