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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항공산업 발전 힘쓴 조양호…'가족 갑질'로 얼룩진 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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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교롭게도 올해는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이기도 합니다. 거의 반세기 동안 대한항공과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조양호 회장의 말년은 그리 순탄치 못했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1969년 창업주인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이 소형 비행기 8대뿐인 국영 항공사를 인수하며 출범시킨 대한항공. 아들 조양호 회장은 5년 만인 1974년 입사했습니다.

90년대 말 경영 전면에 나선 조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보유 항공기를 매각한 뒤 재임차하는 과감한 결정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겼고, 9·11테러와 이라크전이 몰고 온 항공산업 침체기에는 오히려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 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스포츠 발전에도 힘을 보탠 조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개최 준비에 크게 공헌하기도 했습니다.

[조양호/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2011년 당시) : 대한민국 국민의 열정적인 지원과 격려가 승리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가족들의 갑질 파문과 사법당국의 수사로 얼룩졌습니다.

지난 2005년 아들인 조원태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70대 할머니를 폭행해 입건된 데 이어, 2014년에는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세계적인 질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파문과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행 논란이 잇따라 불거졌습니다.

조 회장 본인도 기내 면세품 납품 과정 등에서 횡령과 배임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20년 만에 대표이사직을 상실해 주주권 행사로 경영권이 제한된 이른바 재벌 2세 경영인의 첫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조 회장 사망으로 공소권이 사라져 조 회장 본인에 대한 재판과 수사는 모두 종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족들에 대해 진행 중인 재판과 수사도 일단 연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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