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이용 늘며 '소셜홍보대행' 관련 광고 분쟁 증가
"블로그 통해 식당 홍보해주겠다" 수백만원대 사기 후 잠적도
민사소송 전 온라인광고분쟁조정위원회 신고해야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부푼 희망과 꿈으로 어떻게 잘 해보겠다며 시작한 이 자영업은 날이 갈수록 빚과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에 작은 음식점을 운영한 지 4년이 돼간다는 한 자영업자가 10일 '자영업자들에게 매출 증대를 약속했으나 계약 후 말이 달라지는 OO 블로그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연 6000만원의 매출을 약속한 블로그 마케팅 업체에 66만원을 지급하고 계약을 체결했지만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업체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는 내용의 호소다.
이날 한국인터넷진흥원 온라인광고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분쟁조정대상 488건 중 127건(26%)이 소셜홍보대행 복합계약 관련 사건이었다. 2012년 49건에서 6년만에 159% 급증한 수치다. 분쟁조정 신청인은 대부분 소상공인으로 그중 외식업 종사자가 159건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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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호소하는 부분은 블로그 체험단을 통한 광고 대행이다. 구독자 수만 명의 블로그를 보유한 마케팅 사업자에게 광고비, 바이럴마케팅 비용, 체험단 광고에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원고료, 시상금 등 제반 비용을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년 단위로 계약, 결제하는 방식이다. 업체에서는 체험단을 모집해 무료 시식권을 배포한 후 한 달에 최대 10건 정도의 블로그 리뷰를 게시한다. 문제는 대금 지급 이후 마케팅 사업자의 계약 불이행, 부당한 계약 해지 거부 등이다.
청주에서 닭갈비 가게를 운영 중인 권소라(가명ㆍ35)씨는 "지난 3일 가게로 찾아온 마케팅 영업사원에게 1년치 대금 158만원을 카드로 결제했다"며 "첫 달만 리뷰 3~4건을 올려준 후 몇 달 동안 전혀 계약사항을 지키지 않아 환불을 요구했지만 차일피일 답변을 미루더니 위약금 60만원을 요구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제를 진행했던 카드사에 전화해 대금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온라인 광고업체의 경우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는 것. 권씨는 "결국 민사소송밖에 방법이 없지만 추가로 소요될 시간과 비용이 부담돼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블로그 외에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가 성행하며 1인 인플루언서나 마케팅 업체에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자영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장현숙(가명ㆍ38)씨는 "인스타그램에 홍보 게시글을 올려준다며 개인 마케터에게 300만원을 지급했지만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하소연했다.
민사소송 이전 온라인광고분쟁조정위원회를 거치면 사실관계 확인, 합의 권고, 조정위원회 결정 등의 과정을 거쳐 합의, 조정 등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소셜시장 성장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마케팅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관련 규제와 자영업자 보호 대책 등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광고분쟁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메신저를 이용한 광고 상품과 네이티브 광고, 비콘 광고 등 새로운 유형이 등장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조정 결정을 위한 연구 및 법제도 개선이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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