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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삼성 갤럭시폴드 ‘접는 면 파손’ 논란…‘제2 배터리사태’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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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첫 출시 앞 파문

미 IT매체 기자 사용후기 기사 올려

‘CNBC’도 까맣게 꺼진 화면 보도

외신 ‘줄 생긴 화면’ 등 잇단 지적

삼성 “화면보호막 제거한 탓”

미 기자 “보호막 뒀지만 문제 생겨”

쉽게 벗겨지는 보호막 등 결함 노출

삼성전자는 “계획대로 출시” 밝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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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가 미국 출시를 코앞에 두고 기기 결함 문제를 드러내며 논란에 휩싸였다. “스마트폰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며 내놓은 신제품에서 내구성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화면 보호막(필름)을 떼서 발생한 문제”라며 계획대로 출시한다는 입장이다.

18일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5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언론사와 유명 유튜버 등에게 미리 제공한 시연 제품의 스크린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대거 발생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의 기자 디터 본은 ‘나의 삼성 갤럭시폴드 화면이 하루 만에 파손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갤럭시폴드를 열고 닫고 주머니에 넣는 등 일반적으로 사용했는데 디스플레이 중간 주름 부분에서 파편이 튀어 나왔다”고 밝혔다. 경제전문 방송 <시엔비시>(CNBC)는 화면을 펼쳤는데 왼쪽 화면이 까맣게 꺼진 갤럭시폴드를 보여주며 “삼성은 판매 준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불량의 원인을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갤럭시폴드를 사용한 지 하루 이틀 만에 화면이 깜빡거리거나 스크린에 줄이 가는 현상 등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갤럭시폴드 외형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엘티이(LTE) 이동통신 기반으로 제품을 미국에 출시하기로 했다. 실제 출시되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폴더블폰이 된다.

외신발 보도가 쏟아지자 삼성전자는 “사용상의 문제일 뿐 기기 자체의 결함은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접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복합 ‘폴리머’ 소재를 개발해 표면에 ‘화면 보호막’을 뒀는데 사용자가 이를 임의로 제거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토드 헤이즐턴 <시엔비시> 기자는 “나는 화면 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았는데 사용 이틀 만에 왼쪽 화면이 깜빡거리게 됐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화면 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았는데 불량이 발생했다는 사례에 대해서는 제품을 수거해 정밀 분석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러 논란에도 삼성전자는 “판매를 연기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미국 시장 출시를 예정대로 26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5세대(5G) 이동통신 제품으로 새달 중순 출시가 계획돼 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해명을 두고 업계에서는 애초 사용자가 손쉽게 벗길 수 있게 화면 보호막을 설계한 점이나 보호막만 제거했을 뿐인데 화면 꺼짐 등 치명적 결함이 나타나는 상황 자체가 기술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선도’를 이어가려 너무 성급하게 제품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받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갤럭시폴드에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폴더블폰 메이트X 출시를 앞둔 화웨이는 폴리머 소재로 폴더블폰을 구현한 반면 경쟁사인 애플은 내구성을 더 높이기 위해 ‘구부러지는 유리’ 기반의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최근 외신들이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문제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몇차례 리콜 뒤 결국 제품 ‘단종’을 감행했다. 갤럭시폴드의 경우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혁신 제품으로 앞세워왔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에 대한 대처와 시장의 반응은 더욱 중요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08% 떨어진 4만5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송경화 신다은 기자 freehwa@hani.co.kr



화웨이·샤오미 폴더블폰은?…웃지 못하는 중국업체



두 제품 모두 플라스틱 사용
갤럭시폴드보다 충격에 취약
비슷한 문제 불거질 가능성
애플은 ‘휘는 유리’ 개발 장기전


삼성전자 ‘갤럭시폴드’가 공개 이틀 만에 불량 논란으로 망신을 당하자 화웨이·샤오미 등 경쟁사의 폴더블폰 출시에도 관심이 쏠린다. 디스플레이 마감재인 플라스틱으로 승부를 보는 네 회사와 달리 유리 마감재 개발에 매진하는 애플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7월 폴더블폰 메이트엑스(X)를 내놓는 화웨이는 갤럭시폴드 불량이 자사 제품과 관계 없다며 선을 그었다. 화웨이 관계자는 1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7월 글로벌 출시 일정에 변동은 없다”며 “자사 제품은 기술적으로 문제되는 부분도 없고 접히는 형태도 달라 삼성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했다. 지난 1월 세 번 접는 폴더블폰 영상을 공개한 샤오미도 불량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시제품이 아닌 완제품 형태로만 출시할 계획이다. ‘세계 최초 폴더블폰’으로 알려진 로욜의 플렉시파이는 지난 2월 ‘엠더블유시(MWC) 2019’에서 혹평을 받고 제품 품질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갤럭시폴드 불량 논란에 중국 경쟁사들이 마냥 웃을 수 없는 건 화웨이 등 3사의 폴더블폰도 강화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필름 기판을 쓰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기판은 구부리기는 쉽지만 유리만큼 내구성이 좋지 않다. 몇 번만 접어도 흠집이 나거나 울 수 있다. 게다가 화웨이·로욜·샤오미의 폴더블폰은 바깥으로 접는 방식이어서 안으로 접는 갤럭시폴드보다 외부 충돌에 더 취약하다. 갤럭시폴드와 비슷한 문제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엘지(LG)전자는 일찌감치 폴더블폰 대신 듀얼 스크린 전략을 선택했다. 아직 기술과 시장 모두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각사별 폴더블폰 생산규모가 100만대 안팎이어서 듀얼스크린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봤다”며 “당분간 폴더들폰 출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구부러지는 유리’ 개발에 투자하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과 손 잡고 아이폰용 유리를 만드는 ‘코닝’은 최근 반경 5㎜까지 접을 수 있는 0.1㎜ 두께의 구부러지는 유리를 개발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애플은 2017년 코닝에 연구개발(R&D) 비용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닝의 유리부문을 담당하는 존 베인은 미국 외신을 통해 “수 년 안에 접을 수 있는 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신다은 송경화 기자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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