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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0세이브' 조상우, 1년 공백 느껴지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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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그라운드를 떠났던 조상우(25·키움 히어로즈)가 묵묵히 강속구를 던지고 있다. 벌써 10세이브를 올리면서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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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키움 마무리 투수 조상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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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는 17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공 6개로 세 타자를 가볍게 돌려세웠다.

조상우는 가장 먼저 1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특히 올해 11경기에서 10세이브(1승)를 거둬 2013년 손승락이 히어로즈 시절 작성한 역대 개인 최소경기 10세이브와 타이를 이뤘다. 키움은 18일까지 12승(10패)을 거뒀는데, 조상우가 10승을 지킨 셈이다.

조상우는 사실상 제대로 마무리 투수를 맡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18경기만 출전하고 성폭행 혐의로 출전 자격이 정지됐고 그대로 남은 시즌을 날렸다. 지난 2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거의 한 시즌을 날리고, 연봉은 1억2000만원에 6000만원으로 깎였다.

조상우는 지난 2월 KBO리그 복귀가 결정된 후, 대만에서 열린 2군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악물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개막 첫 주에 최고 시속 156㎞짜리 광속구를 뿜어내며 지난해 던지지 못한 한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조상우는 10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단 1실점도 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공의 속도도 계속 빠르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가 발표한 PTS(Pitch Tracking System) 데이터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KBO리그 경기에서 나온 최고 구속 1∼10위 중 9차례를 조상우가 기록했다.

조상우는 지난 13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9회 초 정은원을 상대로 시속 156.9㎞의 빠른 공을 던졌다.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올 시즌 최고 구속이다. 같은 날 9회 초 노시환 타석에서는 시속 156.3㎞를 던져 이 부문 2위 기록도 보유했다. 3∼6위, 8∼10위도 조상우 이름이 점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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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웃고 있는 조상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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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키움 감독은 조상우의 엄청난 활약에 기쁘면서도 걱정이 크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시즌 초반 페이스가 워낙 좋지만 나는 불안하다.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라며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잘 관리해줘야 한다. 3일 연속 연투까지는 염두해뒀다. 몸 상태를 보고 적당히 휴식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상우를 아끼는 게 쉽지는 않다. 조상우는 지난 14일 한화전에서 휴식했다. 그런데 10회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한화는 베테랑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올려 승리를 지켰지만, 키움은 조상우를 아끼면서 1승을 내줬다. 키움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24로 전체 7위다. 조상우만큼 확실한 믿음을 주는 카드가 드물다.

KBO리그에서 조상우의 활약은 계속 되고 있지만 조상우의 입은 열리지 않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수훈 선수 인터뷰도, 팬들 앞에 인사하는 일정도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 구단은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사람들 앞에 서는 걸 힘들어 한다. 계속 설득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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