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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희생자 1명 오늘 오전 발인…유족협상은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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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과 관련, 희생자 유족의 피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 5명 중 1명이 21일 오전 발인했다. 지난 17일 사건 발생 이후 5일 만이다.

이날 오전 10시 경남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황모씨(74)의 발인이 엄수됐다. 발인은 유가족과 지인 등이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불교식으로 거행됐다. 일부 유가족은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조규일 진주시장도 발인제에 들러 유족을 위로했다.

그러나 황씨의 발인과 별개로 5명의 희생자 유가족은 입원환자들이 완치될깨까지 치료비 전액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나머지 희생자 4명의 유가족은 발인을 무기연기했다. 현재 병원에 입원치료중인 중상자 4명과 경상자 3명 등 7명의 피해자들은 희생자 5명의 가족이거나 친·인척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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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경남 진주시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아파트 방화살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연합뉴스


현행 범죄피해자보호법에는 피해자 1인당 피해 1건당 연간 1500만원, 총 500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게 돼 있다. 유족들은 그러나 “국가재난에 준하는 참사이고, 피해자들이 장기간 후유장애를 입을 우려가 있는 만큼 법적인 지원범위를 넘어서는 피해자 치료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따라 무기연기된 희생자 장례는 입원환자 치료비 지원범위의 협상결과에 달려 있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진주시·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과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앞서 유족들은 ‘국가기관의 사과’ 요구와 관련해 이희석 진주경찰서장이 지난 20일 분향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예방을 못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며 철조한 진상조사 후 잘못된 부분은 책임지겠다”는 발언을 수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범인 안인득(42)이 조사과정에서 계속 횡설수설하는 등 진술을 토대로 한 사건실체를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사건 전후 안인득의 동선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동기와 계획성 여부를 집중 수사중이다.

그러나 안인득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져 진술을 토대로 현장상황을 재현하는 현장검증은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탐문·자료분석 등 안인득의 진술 이외의 다른 부분에 대한 보강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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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2)이 지난 19일 병원에 가기 위해 경남 진주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한국토지공사는 사건이 발생한 임대아파트 303동 주민 80여가구를 대상으로 같은 아파트단지내 동간 이동 또는 외부 이주대책을 마련키로 하고 주민불편과 민원을 21일까지 접수하고 있다.

방화·살인 사건의 희생자와 피해자들은 모두 303동 주민이다. 이들은 참사 발생 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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