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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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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 참사를 일으킨 안인득이 경찰에 붙잡혀 이동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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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아파트 방화·살인범인 안인득(42)은 범행 전 33개월간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타인에게 해를 가한 적이 있는 폭력 성향의 정신질환자를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과 경찰 등이 관련 체계를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등에 따르면 현주건조물방화·살인 등 혐의를 받는 안인득은 2011년 1월께부터 2016년 7월께까지 진주 한 정신병원에서 상세 불명의 조현병으로 68차례 치료를 받았다.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해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보호관찰을 명령받은 이후 치료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안인득은 당시 재판 때는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을 받은 바 있다.

경찰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영장을 발부받아 진료 기록을 확인한 결과 안인득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2016년 8월부터는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인득은 타인에게 해를 가한 전력이 있는데도, 관계당국의 어떤 추적 관리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당시에는 치료를 중단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 체계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안인득의 정신질환 정보 등이 지역사회 보건소(정신건강복지센터)로 통보되지 못했고, 안인득은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 경찰도 이후 브리핑을 통해 안인득이 “장시간 관리되지 않은 중증 정신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범행 직전인 지난달에는 신고가 5차례나 집중됐다. 해당 기간 안인득은 이웃집에 간장을 뿌리거나 불법 주차 문제로 술집에서 타인을 둔기로 위협하며 폭행을행사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그간 수차례 출동했지만 “정신병력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과 권한이 없다”는 등 이유로 안인득의 정신질환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주민들은 “안인득은 평소에도 정신질환을 앓는 것처럼 이상 행동을 보였다”거나 “출동한 경찰은 도저히 대화가 안된다며 그냥 돌아갔다”며 경찰의 소극적 대응을 질타했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등이 발행한 ‘정신과적 응급상황에서의 현장대응 안내 2.0’ 매뉴얼을 볼 때 경찰이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해당 매뉴얼은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에 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출동한 경찰관이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를 통해 상황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처는 이뤄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진주 사건과 관련해 보건당국과 경찰 간 협조 체계 구축 필요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협력해 추가 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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