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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러시아월드컵 이제는 말할 수 있다” ①트릭은 트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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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전 '트릭 발언'이 나온 진짜 이유

스웨덴전 수비 위주 전술은 실패 인정

장현수 기용 승부수 "니나 내나 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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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동안 못 놀았던 거 아주 편안하게~ 놀면서 지냈죠!"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약 1년 만이다. 오랜만에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신태용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해보다 조금은 편안한 표정이었다. 월드컵 뒷이야기를 해달라는 기자들의 연락에 휴대전화가 몸살이 날 정도였지만 이젠 한결 뜸해졌다. 서운하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당시엔 월드컵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며 KBS와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무려 1시간 30분. 축구로 따지면 90분 풀타임을 뛴 장시간의 인터뷰에서 신태용 감독은 지난 러시아월드컵에 대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듯 감춰둔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 가운데 관심을 끈 건 아무래도 이른바 '트릭 논란'의 진실. 1차전 스웨덴전을 앞둔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선발로 기용한 이유에 대해 신 감독은 "트릭이었다"는 모호한 말을 남겨 논란이 됐다.

신태용 감독은 이에 대해 "이미 김신욱을 스웨덴전에 기용하기로 한 상태였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 스웨덴 기자들이 와 있는 상태에서 전략 노출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트릭'이라는 말로 혼란을 유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한 한국인 기자가 왜 우리는 4-4-2포메이션을 주로 써왔는데 월드컵 직전 평가전인 지금, 김신욱을 뛰게 했느냐고 질문했다. 스웨덴 관계자가 현장에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트릭'이라고 말하면 스웨덴 감독이 헷갈릴 수도 있겠다 싶어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지 취재를 온 국내 기자들에게는 따로 이야기해서 오해가 없었는데, 한국에 계신 기자분들은 그 맥락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트릭 관련 논란 기사가 많이 이 나왔던 것 같다. 답답하고 상당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신태용 감독은 솔직하게 스웨덴전 전략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우리가 너무 골대 밑까지 내려와서 수비한 것 같다. 양쪽의 손흥민과 황희찬이 수비 쪽에 치우치다 보니까 김신욱이 고립됐다. 좀 더 공격적으로 갔어야 했는데 지금 보면 나 스스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도 있었다. 박주호가 스웨덴전 첫 경기에서 부상 없이 수비 라인을 그대로 밀고 나갔으면 어땠을까. 그러면 김민우가 갑자기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일이 없었을 테고 그리고 PK 기회도 주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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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최대 이슈였던 '장현수 사태'에 대해서도 속내를 털어놨다. 장현수는 1차전 스웨덴전에서 횡패스 실수로 박주호의 부상을 야기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고 멕시코전에서는 태클 과정에서 PK를 내줘 패배의 발단을 만든 셈이 돼 축구팬들에게 '공공의 적'이 된 선수. 하지만 신 감독은 장현수를 끝까지 믿었고, 독일전 승부수로 선발 출격시켰다.

"기성용이 멕시코전 부상을 당해 독일전에서 포어 리베로 전술을 써야 했다. 장현수밖에 없었다. 그날 밤 방으로 불렀다. 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안 뛰고 싶다고 답하더라. 그때 현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야 니나 내나 한국 들어가면 대표팀에서 끝났어. 유종의 미 거두고 그만두자. 나도 돌아가면 대표팀 감독 끝났어. 마지막 경기 최소한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자'."

결국, 장현수 기용은 해피 엔딩으로 끝났고 독일과의 3차전은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빛나는 승리로 기록됐다.

대부분이 한국의 패배로 예상했던 독일과의 경기. 선수들은 전반전을 0대 0으로 마친 뒤 라커룸에서 "감독님! 독일 선수들 아무것도 아니네요! 진짜~ 우리가 훈련한 대로 그대로 나왔어요."라며 외쳤다고 한다. 신 감독도 '지지는 않겠구나!' 확신했다고.

황희찬에 대한 공개 사과와 독일전 승리 후일담, 에이스 손흥민에 대한 입체적 평가, 후임 감독 선임 과정에 얽힌 뒷이야기 등은 2편에 소개할 예정이다.



박주미 기자 (jj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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