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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1200억원 기부한 케링그룹, 伊에 1조원 '구찌' 세금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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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일부가 화재로 소실되자 성당 재건을 위해 1200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힌 구찌의 모기업 케링(Kering)그룹이 이번에는 1조원 넘는 ‘밀린 세금’을 이탈리아 정부에 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25일 3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케링그룹이 구찌의 세금 미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탈리아 당국에 13억~14억유로(약 1조6800억~1조8122억원)를 지불하는 데에 거의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약은 이르면 5월 초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이탈리아는 구찌에 케링그룹이 이탈리아에서 수익을 내면서도 세금은 세율이 낮은 스위스에 내고 있다면서 그동안 납부하지 않은 세금에 과징금을 더해 최대 14억유로를 부과했다. 이는 역대로 이탈리아가 명품 브랜드에 부과한 세금 중 가장 큰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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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그룹 회장이 2019년 4월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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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탈리아 세무당국은 "케링사의 스위스 자회사 ‘럭셔리굿즈인터내셔널(LGI)’이 이탈리아에서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탈리아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세무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구찌가 세율이 낮은 스위스에만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이탈리아에서 빼돌린 세금이 10억유로(1조27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그간 탈세 의혹에 대해 ‘노 코멘트’를 고수하던 케링 측도 이 결과에 대해 "감사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명품 브랜드에 세금포탈 혐의를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프라다와 조르조 아르마니는 각각 4억7000만유로, 2억7000만유로의 세금(과징금 포함)을 내야만 했다. 돌체앤가바나는 같은 해 룩셈부르크 등지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를 통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혐의를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케링그룹의 입장은 최근 극적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브랜드에 대한 세금 탈세 의혹 등을 다각도로 비판하는 여론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5일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그룹 회장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재건을 위해 선뜻 1억유로(1283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프랑스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그동안 가난한 자들은 외면해왔다"며 "위선적인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케링그룹은 구찌(Gucci) 외에도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생 로랑(Saint Laurent), 발렌시아가(Balenciaga)등 명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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