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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5G 약관 어긴 통신사, 감싸기 바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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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4일 내놓은 보도자료를 읽을수록 ‘면피용’이라는 확신이 커졌다. 이 자료는 과기정통부가 이동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와 함께 꾸린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티에프’ 회의 결과물이다.

특히 눈길이 가는 대목은 ‘5G 서비스 수신 가능범위’(커버리지)였다. “커버리지에 대한 정보제공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는 약관에 커버리지 정보제공 의무를 명시하도록 했다”고 적혀 있는데, 구체적 시점이 빠져있다.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뉴스’로 해석됐다는 것이다.

사실이 아니다. ‘커버리지 정보제공 의무’는 지난 3일 적용된 이동통신사들의 5G 서비스 약관에 이미 들어있다. 결국 통신사들은 5G 서비스 개시시점부터 홈페이지를 통한 커버리지 정보제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과기정통부는 마치 회의 덕분에 ‘정보제공 의무’를 약관에 명시한 것처럼 발표했고, 대다수 언론사들은 ‘뉴스’로 보도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보’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통신사 약관에는 ‘속도’ 관련 세부사항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날 보도자료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없었다. 5G의 여러 특성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특성은 ‘초고속’이다. 그만큼 통신사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속도’가 빠졌으니, 의도적 누락이란 의심은 합리적일 것이다.

소비자들의 5G 민원을 축소하고 싶어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다음과 같은 대목이다. “전체 이동통신 민원 중 5G 민원은 2~3% 비율, 이 중 90% 이상은 상담성 민원이다.” 실상은 이렇다. 지난 2월 현재 통신3사의 전체 가입자는 6300만명이고, 현재까지 5G 가입자는 20만명남짓으로 추산된다. 전체의 0.3%에 불과한 5G 가입자들이 전체 민원의 2~3%를 제기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석하는 게 옳을까.

이동통신사들은 5G 서비스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보도에 대해 “처음부터 어떻게 완벽할 수 있냐, 기다려달라, 좀 봐달라”고만 해왔다. 사업자들의 이런 태도는 그나마 이해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정부도 같은 태도라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소비자들의 원성과 불만은 놔두고 사업자만 감싸고 도는 주체가 정부여선 안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보다 더욱 엄격한 시각으로 5G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정부가 위임받은 것이 행정력이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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