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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안준범의 도시풍수] ‘서리풀터널’ 개통(開通)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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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2019년 4월 22일 ‘서리풀터널’이 개통되었다. 서리풀터널에 대해서는 2018년 8월24일자 본지 칼럼에 기재 되어있어 생략하고 오늘은 서리풀터널 완공을 기념한 체험의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당초 계획은 올해 초로 예정되었지만 지연되어 늦어졌다.

오늘은 출근길에 이 서리풀터널을 지나오게 되었다. 항상 교통체증이 이루어지는 이수와 사당 사이의 길에서 2호선의 서초, 교대, 강남, 역삼, 선릉, 삼성까지 이어주는 서초대로의 마지막 구간이라 한다. 터널의 길이는 1280m에 해당하는 길이었는데 막상 달려보니 구간이 정말 짧았다.

서초역을 가기 위해서는 늘 돌아가야 하는 길들뿐이었는데 이 길을 달려보니 너무나 편리했다.

내방역에서부터 시작되는 서리풀터널의 진입 구간은 왕복6차선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중앙에 나무로 분리대 역할과 조경역할을 함께 하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경사로는 약간 위로 올라가 있는데 마치 언덕을 오르는 기분이며 실제로도 언덕수준의 제법 높은 각도를 가지고 있다.

진입직전엔 ‘서리풀터널’이라는 예쁘고 깔끔한 글씨체로 글자가 보기 좋게 만들어져 있었으며 바로 그 위에는 작은 팔각정이 지어져 있다.

이 팔각정을 갈 수 있는 작은 산책로가 놓여져 있는 듯 했으나 운전 중으로 인해 꼼꼼히 살필 수 없었다. 그러나 필경 그런 것이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

터널로 들어서면 쾌적한 느낌의 터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몇 가지 이유를 추측하자면 구간이 짧아 먼지가 안에 고이는 현상이 적어서였던 것도 같고 한편으론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유로도 보였고 하필 오늘이 바람이 살짝 불고 날이 곧 비올 것 같이 흐려 먼지가 적어서 인 것도 같고 가장 막히는 출근 시간을 피해 오전 10시 경의 한적한 시점에서 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여러 가지 추측 가능한 이유들로 이 터널은 쾌적했다.

그렇게 터널로 진입하니 진입과 동시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시야에 이미 터널의 끝이 보였다.

차는 밀리지 않았고 이후 터널을 빠져나가기까지 3분도 채 걸리지 않은 시간이었다.

나오면 바로 왕복6차선이 더 늘어나 8차선 정도의 차선 폭을 가지고 있는 도로를 만나게 된다.

병목현상이 심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한편으론 터널로 진입하는 구간에서 병목현상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나오게 되면 만나는 도로는 직선으로 쭉 뻗은 서초대로가 있고 좌우로 뻗은 반포대로가 있다. 모두 제법 넓은 도로이기에 서리풀터널이 이 교차로에서 기능하는 역할 그리고 방배동에서 강남진입으로 더욱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은 충분히 잘 수행할 것이라 보인다.

이 길을 빠져나오면서 잠시 드는 기분은 순간이동과 같은 번쩍임 이었다.

구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인지 늘 다니던 길의 익숙함에서 오는 이유인지는 몰라도 순간적으로 공간이 이동된 판타지 속 소설과 같은 기분을 느꼈다.

도시풍수라는 칼럼을 쓰면서 늘 드는 생각은 과거 전통적인 풍수와의 괴리감이었다.

전통 풍수 법으로 이 서리풀터널을 본다면 결코 뚫어서는 안 되는 ‘터’ 겠지만 체험결과 지금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이 터널로 인해 생기는 효과와 편리함 그리고 시간단축 등 도시생활에서 너무나 효율적인 기능을 수행해 주는 고마운 존재인 것이라 생각했다.

이 터널로 인해 사당, 이수, 동작 권은 앞으로 강남출입 시 더할 나위 없이 편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이 서리풀터널 개통 전 서초동에 위치한 내 사무실에 찾아오는 사람들 중 방배동에서 용산이나 동부이촌동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것에 대해 묻고자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존 서초동 방배동에 거주하는 부자들은 드러나는 곳 보다는 감춰진 곳에 있길 선호했는데 큰 길이 생긴 바람에 오고 가는 사람들이 왠지 많아 질 것 같아 다른 장소로 옮기고 싶다는 점이었다.

한편으론 이해가 가면서도 터의 모습이 바뀌면서 자신의 고유영역이라 생각하던 이들이 이렇게 터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땅은 정지해 있지만 땅의 기운을 먹고 사는 많은 사람 그리고 인간이 만든 구조물 등 다양한 것들이 참 많이 변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리풀터널’이 이 도시에 생겨 기능하는 것에 대해 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고 싶다.

안준범 미래예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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