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송영길 "'지각대장' 푸틴보다 더 늦은 김정은, 의도된것"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한, 러시아로 제3의 길?

여전히 美와 관계개선이 제1목표

6자회담 반대한 北..이젠원할수도

남북회담 곧? 성과있는 만남돼야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

노컷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요한 뉴스 하나를 더 짚고 가야겠습니다. 바로 북-러 정상 회담. 8년 만에 북-러 두 정상이 만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왜 다시 러시아를 가까이 하려 하는 건가. 이런 큰 물음이 있겠고요. 그밖에도 작은 물음들도 있어요. 왜 김여정 부부장은 안 따라간 건가. 왜 만찬 규모가 생각보다 조촐했던 건가 등등. 이런 궁금증까지 종합적으로 풀어보죠. 문재인 정부 취임 초기에 러시아 특사로 임명이 됐던 러시아 통입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 만나보겠습니다. 송 의원님, 안녕하세요.

◆ 송영길>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 국회 상황 때문에 밀려서 북-러 정상 회담이 주목을 덜 받고 있기는 한데 이게 상당히 중요한, 우리에게 중요한 뉴스 맞죠?

◆ 송영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송영길> 일단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들어와서 정상 국가로 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외교 무대에 첫선을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의 회담을 하면서 외교적 위상이 좀 개선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시진핑 주석과 네 번이나 만나고 당연히 푸틴을 만날 때가 됐고 푸틴 대통령이 또 공식 초청을 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송영길> 그래서 만난 것 자체는 북한이 정상적 국가로 가는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고 또 자기들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에 기대가 좀 실망으로 바뀐 북한 주민들을 좀 통합시키고 희망을 주는 그런 메시지가 될 수도 있고요. 실질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이 추가적 미사일 핵 도발을 하지 않고 비핵화를 천명하고 있는 만큼 제재도 그에 맞춰서 조금씩 완화돼야 된다라는 입장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푸틴 대통령이 북경에 가서 시진핑과 정상 회담을 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중-러 공동 계획이라는 것을 한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것을 니콜라이 파트루셰프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 설명을 드렸고요. 그래서 그런 문제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노컷뉴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정상 국가로 가는 길에서 그냥 통상적인 정상 회담이었다면 모르겠습니다마는 이 직전에 북-미 회담이 어그러진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 8년 만의 만남, 참 오랜만의 만남, 첫 만남을 생각해 보니까 이게 혹시 미국을 견제하려는 거 아닌가. 혹은 아예 러시아로 방향 튼 거 아닌가.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오거든요. 그 부분 어떻게 보세요?

◆ 송영길> 그런 개념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되는 것이 북한의 제1 목표인 것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의 경제 발전과 제재 해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단지 이제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장기적인 시간 싸움, 소위 Strategic Patience, 전략적 인내가 오히려 지금 북에 지금 요구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그 기간을 버텨내려면.

◇ 김현정> 버텨내기 위해서.

◆ 송영길>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하죠. 그리고 6자 회담 재개 문제도 나왔는데 과거에도 6자 회담 재개 문제를 북이 반대했단 말이에요. 그때의 6자 회담은 북을 압박해서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한 거였잖아요. 그런데 이미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고 비핵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미국과 협력해서 압박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거꾸로 이제 북한이 추가 도발하지 않고 비핵화를 하겠다고 하는데 제재를 완화해야 될 거 아니냐. 이런 걸로 우호적 환경이 되고 있기 때문에 6자 회담을 북이 바랄 수가 있는 거죠.

노컷뉴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만찬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 원할 수가 있다.

◆ 송영길> 옛날과 반대로.

◇ 김현정> 그럼 미국은 어떨까요? 미국은.

◆ 송영길> 미국이나 우리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약간 소극적일 수밖에 없죠. 이미 탑다운 방식으로 이걸 마무리해야지 왜 중국, 러시아가 들어와서 또 북한 편을 들게 되면...

◇ 김현정> 복잡해지죠.

◆ 송영길> 여러 가지 복잡해질 수가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죠. 어떻게 예상하세요? 바람 말고 어떻게 될 거라고 보세요?

◆ 송영길> 어차피 시간 싸움이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제가 러시아 특사로 갔을 때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과 만나서 그 모스크바 3상 회의가 열렸던 그 장소에서 같이 제가 오찬을 했었는데 그때 라브로프가 제시한 대 북핵 문제, 러시아의 3대 원칙. 그게 왕이 외교부 장관도 합의된. 또 시진핑 주석과 푸틴이 합의된 그 세 가지가 그대로 지금까지 일관되게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게 쌍중단, 쌍궤, 집단적 안보 보장 체제로 가는 거죠.

그래서 일단은 지금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이 대규모가 소규모로 축소되고 북한이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 핵 실험을 하지 않은 것은 쌍중단이 이제 실현됐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고요. 그다음 단계가 쌍궤라는 것은 비핵화와 평화 협정 체제를 동시 추진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또 거의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문제는 이제 북-미 간에 협상이 결렬된 게 영변 핵시설 이외 플러스 알파를 어떻게 처리할 거냐. 이 문제로 결렬이 됐는데 제 생각에는 집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대로 빅딜, 전체적 합의. 마지막 최종 비핵화의 로드맵을 서로 합의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방식 아니겠습니까? 지금 미국이나 우리 대한민국이 걱정하는 것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경제 제재 5개만 서로 교환하고 나서 그 이후에 영변 핵시설 이후에 고농축 우라늄 시설이나 다른 시설 문제는 마냥 질질 끌면서 사실상 핵보유국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이런 의심을 하는 거고 북한 입장에서는 이것도 안 해 주는데 만약에 핵 다 포기했을 때 이란 핵 합의처럼 미국이 합의를 다시 무효화시키고 해버리면 뭘 믿고 이걸 할 수 있겠는가.

◇ 김현정> 서로 그런 거죠, 서로.

◆ 송영길> 그렇죠. 그래서 오늘 푸틴도 이야기한 것처럼 체제 보장, 시큐리티 문제의 보장을 해 줘야 된다라는 걸 또 강조했잖아요. 그래서 이번 회담에도 사실 경제 파트를 안 데려오고 리용호 외교부 장관, 최선희만 데리고 가서 확대 회담을 했는데 이것도 북이 경제 문제를 구걸하지 않겠다. 오히려 이 문제, 안전 보장 문제를 확실히 해 달라는 메시지를 아마 보내는 의미가 있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좀 정리해 보겠습니다, 송 의원님. 그러니까 지금 러시아의 푸틴을 만났다고 해서 이것이 미국 멀리하고 러시아로의 새로운 길을 가겠다. 이렇게 해석하는 건 과잉 해석이라는 말씀이시고. 오히려 미국과 더 잘해 보기 위해서 지금 러시아한테 손 내미는 제스처를 보였다. 이렇게 보는 게 맞다는 것이죠?

노컷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자료사진=황진환기자)



◆ 송영길>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또 이 북한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이 부족해요. 그렇지 않습니까?

◇ 김현정> 부족하죠, 지금 상황은.

◆ 송영길> 그리고 미국만이 이걸 해결해 줄 수 있거든요. 북한의 안전 보장 문제나 북한의 경제 발전은 미국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이거는 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김정은 위원장도 정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조금 작은 질문이기는 한데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게 뭐냐 하면 김여정 부부장 안 따라간 거. 이게 혹시 하노이 회담 결렬. 무의로 돌아간 것에 대한 어떤 징계 같은 것인가? 영향을 준 건가? 어떻게 보세요?

◆ 송영길> 징계 문제를 떠나서 저는 미국에 대한 불만의 표시를 간접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담에 대한 어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때 그 회담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이번에 일부러 뺐다?

◆ 송영길> 그렇죠. 김영철이 경질되고 김여정이 따라가지 않은 것은 그들에 대한 징계. 그런 내부 사정은 잘 알 수 없겠습니다마는 저는 징계라고 보기보다는 미국한테 그들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하는 방식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또 조금 작은 얘기이기는 합니다마는 뭐냐 하면 푸틴이 원래 지각을 잘하잖아요. 지각을 잘하는 사람인데 그래서 푸틴이 어제도 30분 지각을 했어요, 약속된 시간보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더 늦게 오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푸틴이 기다리게 되는 상황. 이거 의도된 거라고 보세요?

◆ 송영길> 의도됐다고 봅니다. 북한은 자기 지도자의 대외적 위신. 이게 자기들 인민들에게 홍보하는 데 중요한 것이 되기 때문에 의전을 중시하고. 시진핑 주석을 만나러 처음 북경을 갔을 때도 앞에 모터사이클을, 트럼프 대통령이 왔을 때 19대가 앞에 V자 갈매기 모양으로 콘보이(convoy)를 했는데 이걸 21대로 2대를 더 늘렸습니다.

◇ 김현정> 그런 걸 중시하는군요.

◆ 송영길> 그래서 그것이 강력한 중국에 대한 그런 요청이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그런 것을 보여줌으로써 자기들 국가 위신 이런 것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데 쓰려고 그러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또 하나. 어제 청와대가 김정은 위원장을 가급적 빨리 만날 것이다. 고민정 대변인이 이런 논평을 했거든요. 이건 좀 날짜가 잡힌 걸까요? 어느 정도 물밑 대화가 진행 중인 걸까요?

◆ 송영길> 글쎄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습니다마는 북에 대해서 우리가 뭔가 북의 양보를 꺼낼 레버리지를 우리가 가지고 가야 만남도 성과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제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여러 가지 상의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우리가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이 지금 다가오는데 경제 제재 때문에 UN 제재를 준수해야겠지만 제재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을 너무 소극적으로 안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북측에 있습니다. 한 예를 들어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것도 아니고 한번 자기 공장에 지금 기계가 녹이 슬었는지 어쩐지 한번 보고 싶다고 방북하는 것조차도 우리 통일부가 허가를 못 해 주고 있잖아요. 그래서 왜 못 해 줍니까 물어봤더니 미국이 반대해서 못 한다는데 미국이 그것까지 반대할 권한이 있습니까, 주권 국가에서.

◇ 김현정> 그러네요.

◆ 송영길> 그건 바보같이 워킹 그룹에다 왜 그런 문제까지 주권을 이양해서 비건이 주장하는 워킹 그룹의 허가를 맡아서 이걸 하려고 그러느냐. 이게 과연 주권 국가의 통일부의 자세인가. 그런 지적을 제가 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런 걸 항의하시는 거군요.

◆ 송영길> 그리고 푸틴이 이번에 한 말 중에 중요한 거 하나가 뭐냐 하면 주권의 결핍이라는 말을 썼어요. 왜 한반도 철도 연결을 그렇게 대한민국이 주장하면서 일종의 주권의 결핍 상태 아닌가. 왜 이걸 못 하고 있는가. 동맹의 어떤 오블리게이션(obligation), 의무 사항과 이게 주권의 결핍의 문제라고 푸틴이 발언한 것이 상당히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 김현정> 다음에 한번 좀 더 길게, 길게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송영길 의원님 고맙습니다.

◆ 송영길>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