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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금융분야 샌드박스법의 정착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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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분야 샌드박스법의 정착에 기대한다

쿠키뉴스
글=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교수

이번 달부터 금융소비자들은 여러 대출을 클릭 몇 번으로 최적의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온라인 대출상품 백화점'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4월부터 시행되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일정 심사를 통과한 대출 서비스 핀테크 기업에 한정해 1사 전속제도를 적용하지 않도록 함에 따른 결과이다. 1사 전속제도는 대출모집인이 금융회사 한 곳과만 '대출모집업무 위탁계약'을 맺어 해당 금융회사의 대출상품만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금번 개편을 통해 선정된 핀테크 기업에서는 앞으로 여러 금융회사의 다양한 대출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여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들은 앱이나 PC를 통해 시중은행, 제2금융권 등의 대출정보를 얻어 그 자리에서 신청함으로써 편리성의 제고는 물론 각자에게 최적인 대출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금융회사에서도 영업비용의 절감 등을 통해 금리인하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 제도의 도입이 진전되는 경우 일부에서는 개인들에게 가장 큰 금융서비스인 모기지 부문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실무를 담당하는 금융회사들은 이에 대한 전망을 그렇게 밝게 보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동대출시스템이 도입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의 경우 발전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부동산시장의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는 등기제도 또한 전자등기제도의 도입이 몇 년이 경과되었지만 아직도 이용실적이 낮은 실정이다.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액인 신용대출과 비교할 때 거액의 거래를 수반하는 모기지의 경우 담보물건에 대한 검증 및 이와 관련된 제반 조건의 확인 절차만으로도 차별화된 서비스가 요구된다. 한편 개별 소비자의 경우 일생에 있어 가장 큰 금융거래를 인터넷을 통한 클릭 몇 번만으로 해결할 만한 지식 및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대출모집인에 대한 1사 전속제도의 완화는 오래전부터 모기지시장을 중심으로 제기되어 왔다. 미국을 비롯한 금융선진국의 경우 모기지 브로커라는 제도를 통해 다양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금융소비자의 형편 및 인생설계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선택은 상환기간의 설정부터, 고정금리 또는 변동금리의 선택 및 거치기간의 설정, 원금분할상환 방식 등의 선택 등 상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요구되는 한편 금융회사별 다양한 금리조건 및 상환옵션 등을 비교 분석하여 각자의 사정에 적합한 대출을 골라야 하는 어려운 과제이다.

이와 함께 동 문제를 금융포용 차원에서 볼 때 모기지 브로커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금융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자산이 부족하거나 소득이 낮은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의 확대 등 다양한 서민주거복지 정책을 계획하고 실시하고 있으나 수혜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제도가 있으며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를 알기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 전문적인 모기지 브로커의 지원이 있는 경우 특정 금융회사에 전속되어 해당 금융회사의 전략적 상품 중심으로 판매하는 현행 대출모집인의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정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모기지 브로커제도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대부분의 금융 선진국에서는 오랜 기간 시행되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대출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화된 제도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부가 자격증을 관리하고 지속적인 교육 및 감독을 하고 있어 우리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불법 대출 사고 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해외 경험과 금융포용 측면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금번 규제 완화로 1사 전속제의 일부 폐지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는 경우 모기지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모기지 브로커 제도의 도입 또한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쿠키뉴스 김태구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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