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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 앞둔 중국 '샤오미 아파트' 유플러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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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플러스(You+) 베이징점의 전경.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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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르호봇 등 코워킹(co-working) 공간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국내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 중국에서는 주거 개념까지 더한 코리빙(co-living, 공유 주거) 스타트업이 대세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현장을 둘러본 유플러스(You+)를 지난 8일 찾았다.

베이징 하이뎬구,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 인근에 있는 유플러스 베이징점에는 스타트업 창업지망자, 대학생, 화가 등 400여명의 청년이 함께 산다. 7층 건물의 지하와 1층에는 헬스장, 공용 사무공간, 식당, 라운지, 무대 등이 있다. 각 공간에서는 젊은이들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각자 일을 하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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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플러스(You+) 베이징점의 1층 라운지는 밤이 되자 파티장으로 변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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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가 되자 1층의 라운지는 파티장이 됐다. 동시에 바깥의 농구장에서는 청년들이 운동하느라 땀을 흘렸다. 이 공간들은 '애견 동호회' '농구 동호회' '음악 동호회' 등 각종 동호회가 친목을 다지는 공간으로 사용한다.

창업자인 리우양 유플러스 대표를 만났다. 그는 창업 초기 사기를 당하면서 도시에 와서 혼자 외롭게 싸우는 청년의 심리를 이해하게 됐다. 형과 둘이 사업을 시작할 때 갖고 있던 집을 팔아 전 재산을 투자했다. 그래서 그는 집이 없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 등 9개 도시 21개 지점에 방 수만 칸을 갖고 있으니" 집은 그에게 소유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이어 "유일하게 하지 못하는 건 누구와 함께 자는 것"이라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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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양 중국 유플러스(You+) 대표가 악기를 치며 무대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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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플러스가 지향하는 것은 '외지에서 도시로 오는 청년에게 가장 안전하고 따뜻하고 사랑이 가득한 공간'이다. 집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행복하게 함께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생각은 공유경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리우양 대표는 "안전을 넘어 존중받는 삶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의 유토피아’를 꿈꾼다. 유플러스 건물 안 공공장소에서 단 한 번도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이 없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유플러스 거주자는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는다. 이달 초 어떤 남성이 간을 이식해야 했는데 금전적으로 여의치가 않아 모금 소식을 올렸더니 중국 각 지역의 유플러스 거주자들이 이틀 만에 20만 위안(한화 약 3450만원)을 모아준 사례도 있다. 춘절 등 명절에 집에 가지 못하는 사람끼리 모여 명절 음식을 만들어 먹고 서로 위로하기도 한다.

유플러스 출신 김봉매(31)씨는“바깥에서 일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셨는데 집에 돌아오니 친구들이 반겨줘서 좋았다. 건강이 많이 상했을 때도 서로 돌봐줘서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는 한국에서처럼 학연, 지연으로 모이는 네트워킹 문화가 전혀 없다”면서 “젊은이가 뭉칠 수 있는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유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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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중국 유플러스(You+) 베이징점의 공용 사무공간과 숙소 복도, 라운지 바, 헬스장 모습.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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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네트워킹의 중심에는 앱이 있다. 유플러스 앱 가입자는 약 5만 명. 이 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까지 갖췄다. 본인의 생활을 공유할 수 있고, 앱을 지갑처럼 활용하기도 한다. 임대료 영수증을 다른 앱 가입자에게 보내면 그 사람이 대신 임대료를 낼 수도 있다. 각 지점 전체 채팅방이 개설되고 그 안에 하위 동호회 방이 열린다. 이 앱으로 주변 맛집, 카페, 헬스장 등 각종 편의시설에서 제휴 할인도 받는다. 전국 지점에서 동시에 이벤트를 진행해 행사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유플러스의 한 달 임대료는 40만~80만원 선이다. 주변 오피스텔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헬스장, 카페, 회의실 등 다양한 공간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는 입주 경쟁률이 20:1이나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입주조건은 45세 이하, 부부는 입주할 수 있으나 아이가 있으면 안 된다. 또 창업 후 직원 수가 20명 이상으로 늘면 나가야 한다.

입주 후 관리도 까다롭다. 반년마다 인기투표를 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면 나가야 한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에겐 임대료를 면제해주고 여행도 보내준다. 이에 더해 10명 이상의 친구를 사귀어야 하고, 석 달에 한 번 이상은 커뮤니티 행사에 꼭 참석해야 하는 조건 등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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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플러스(You+) 베이징점의 숙소 모습. 샤오미 제품으로 작은 생태계를 꾸렸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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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플러스는 '샤오미 아파트'로도 불린다. 샤오미 레이쥔(雷军) 회장이 설립한 슌웨이펀드(顺为资本)로부터 약 1억 위안(한화 약 170억원)을 투자받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보통 임차인이 빌린 집에 못도 박지 못한다. 유플러스는 이러한 임차인의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각 방을 입주자 취향대로 꾸밀 수 있게 했다. 더불어 냉장고, TV 등 샤오미의 IoT 기계를 각 방에 제공한다. 이들이 샤오미 제품을 사용해보고 앞으로도 고객이 될 거라는 포석에서다.

이런 유플러스가 한국 진출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해외 진출 계획이다. 한국에는 8만 명 정도의 중국 유학생이 있다. 더불어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창업자 등 젊은이도 셀 수 없이 많다. 양국이 교류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을 한국에 만드는 것이 리우양 대표의 꿈이다. "양국 관계와 장래를 밝게 만들기 위한 사명감이 있다.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유플러스를 활용하고, 반대의 경우에도 인큐베이팅할 수 있도록 하는 양국 진출의 교두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리우양 대표의 얼굴에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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