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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최선희, 김정은 옆자리의 '그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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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 외무성 1부상 급부상에 대화 재개 신호 기대

미국을 잘 안다는 평가...오히려 쉽지 않은 상대일 수도

아시아경제

왼쪽 두번째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 부상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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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북ㆍ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외교의 실세로 급부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에게 미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ㆍ미 관계 개선을 위한 파트너로 활동해 달라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최 부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기간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유일한 홍일점으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빈자리를 채웠다. 25일 북ㆍ러 확대 정상회담에 이어 연회에서도 정상들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동석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밀착 보좌했다.


26일에는 그의 위상을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놀라운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사령부에 있는 전몰용사 추모 시설인 '꺼지지 않는 불꽃'에 헌화화기 위해 전용차를 타고 온 김 위원장의 옆자리에서 최 부상이 내렸다. 리용호 외무상도 앞자리에서 하차했다.


리 외무상과 최 제1부상이 김 위원장과 전용차에 함께 탄 장면이 목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무성이 아니라 북한 당과 정부간부를 통틀어도 이런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그의 의 역할을 단순히 외무성 부상이라는 틀에 묶어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치 유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를 대변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의 역할과 같은 모습을 에상해 볼 수 있다. 미국의 유엔주재 대사는 사실상 장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상급자인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있음에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빈자리를 최 부상이 차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상을 부각시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는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방점을 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외무성 출신으로 최 부상과 여러번 만난 경험이 있는 게오르기 톨로라야 박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최 부상이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대미 협상 전문가"라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RFA에 "미국과 오랜 협상 경험이 있는 최 부상이 북한과 미국이 원하는 바를 가장 잘 아는 훌륭한 협상가"라며 미ㆍ북 협상 진전을 기대했다. 수 십년간 미국 관료들과 협상한 경험을 높게 산 것이다.


시걸 박사는 "최 부상은 협상에서 어떤 것들이 가능한지를 분명히 파악하고 있다. 미ㆍ북 협상에 매우 긍정적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하면서도 최 부상을 내세워 미국과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판단했다.


최 부상을 만나본 이의 평도 후하다. 미국의 올리 하이노넨 박사는 "최 부상이 매우 성실한 데다 오랜 대미 협상 경력이 있고 세부 사항까지도 정확히 기억하는 인물이다. 훌륭한 협상가 자질까지 갖고 있다"고 평했다.


다만 최 부상이 교착 상태에 있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창의적이고, 실행 가능하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톨로라야 박사는 "최 부상이 자신의 일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고 강직해 미국 협상가들에게 힘든 상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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