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차비 아끼려 ‘꼼수’ 쓰다 벌금 100만원 물게 된 60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당 확보한 지하철 '경로카드'로 한 달 새 10차례 무임승차 / 편의시설 부정이용 혐의 70배 넘는 '벌금 폭탄'

세계일보

A(60)씨는 평소 지불하는 지하철 요금을 ‘절약’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경로우대카드’는 만 65세가 돼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A씨는 당분간 정상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A씨는 최근 역무원 감축에 따라 감시가 소홀한 만큼 어떡해서든 우대카드만 있으면 마음 놓고 지하철 여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A씨는 만 59세였던 지난해 10월 부당하게 확보한 우대카드로 서울지하철 2·3호선 교대역에서 개찰구를 통과한 것을 시작으로 한 달 새 10차례에 걸쳐 지하철에 무임승차했다. 하지만 금세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혀 결국 법정까지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김춘호 부장판사는 26일 편의시설 부정이용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지하철 경로 우대 교통카드는 만 65세 이상이 돼야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나이에 도달하지 않은 사람이 경로우대카드를 사용해 전동차를 이용한다면 이는 유료자동설비인 자동개찰구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봐야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지하철 개찰구는 유료자동설비가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유료 출입카드를 사용해야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는 만큼 개찰구는 형법상 유료자동설비에 해당한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우대카드로 잠시나마 아꼈다고 좋아하던 1만3500원이 70배가 넘는 ‘벌금 폭탄’으로 돌아온 셈이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