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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억압 속 그려진 '반공 만화'가 민주화 역사로…'오!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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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허영만 만화가는 민주화 시위가 끊이지 않던 지난 1985년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로부터 '반공 만화'를 그려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수차례 거절하다 "연재가 끝날 때까지 어떤 간섭도 하지 말라"고 조건을 걸고 만화를 그린 허 만화가.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만화는 안기부의 의도와는 '다른 의미'로 성공했다. 군사정권 아래 금기시됐던 북한의 인공기 등장, 시위와 고문장면 등 민주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젊은 세대에 큰 반향을 일으킨 것. 작품은 당대 운동권 학생들에게 열띤 토론을 벌이게 했다.

이처럼 '오! 한강'은 해방 이후부터 1987년 6월 항쟁까지의 현대사를 담고 있다. 화가의 길을 걷는 이강토와 그의 아들 석주까지 2대에 걸친 이야기에 아픈 역사는 드라마틱하게 녹아들었다.

만화의 인기가 정점을 달렸던 1980년대 코믹한 분위기를 거두고, 현실 속 이념대립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우리나라 첫 '이데올로기 만화'인 '오! 한강'은 작품 자체가 역사로 평가받고 있다.

1987년을 연재를 시작해 1988년 단행본 출간, 1995년 재출간됐지만 이후 절판된 '오! 한강'. 그러나 25년 만에 복간되며 사람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기존 단행본이었지만 총 5권짜리 세트로 출간됐다.

이번 복간은 암울하고 치열한 시대를 살아낸 부모 세대를 이해하고, 민주주의 시대를 누리고 있는 자녀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을 것이다.

◇ 오! 한강 / 김세영 지음·허영만 그림 / 가디언 / 6만원(세트)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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