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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박린의 뷰티풀 풋볼]이영표 "손흥민, 내가 수비라면 아주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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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PFA 올해의 팀 제외

영국 언론마저 의문 제기

"3시즌 연속 약20골이면 월클

손흥민 막았다면 고통스러웠을것"

중앙일보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PFA 올해의 팀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은 올 시즌 각종대회에서 20골을 터트리면서 토트넘을 리그 3위,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토트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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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27)이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에서 제외됐다. PFA가 25일 발표한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팀(Team of the year)에 포함되지 못했다.

공격수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세르히오 아게로(맨시티)-사디오 마네(리버풀), 미드필더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페르난지뉴(맨시티)-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 등이 이름을 올렸다. 1위팀 맨시티 선수 6명, 2위팀 리버풀 선수 4명이 포함됐다. 6위팀 맨유 포그바도 뽑혔는데, 3위팀 토트넘 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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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A가 선정한 올해의 팀. 맨시티 선수가 6명, 리버풀 선수가 4명이 포함됐다. 6위팀 맨유의 포그바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손흥민과 에릭센, 아자르는 제외됐다. [PFA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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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영국 언론마저 의문을 제기했다. 데일리 스타는 “포그바는 올 시즌 기대 이하였다. 토트넘 에릭센이 더 자격이 있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다. 홀로 첼시를 이끈 아자르도 없다”고 평가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포그바 선정, 손흥민 제외 등을 5가지 의문이라고 꼽았다. 미러는 “토트넘은 선두경쟁을 펼치는 맨시티와 리버풀을 꾸준히 압박했다. 핵심에는 각종대회에서 20골을 터트린 손흥민이 있다. 맨시티와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3골을 넣었다”고 지적했다. 미러 기자 10명은 자신만의 올해의 팀을 선정했는데 그 중 5명이 손흥민을 포함시켰다.

손흥민은 지난 20일 발표된 PFA 선정 올해의 선수 최종후보 6명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아게로, 스털링, 베르나르두 실바, 판 데이크, 마네, 아자르에게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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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는 2016년 2월 손흥민이 2~3년 후 유럽 최고 공격수 중 한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21경기에 출전해 2골에 그쳤다. 하지만 이영표의 예언은 적중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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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만약 유럽선수였다면 지금처럼 저평가가 아니라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거다. 손흥민은 PFA로부터 외면받았지만, 그는 이미 ‘월드클래스’다.

2005년부터 3시즌간 토트넘에서 활약한 이영표(42)에게 최근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영표는 이렇게 답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거의 매시즌에 30골을 넣어서 기본처럼 느껴지겠지만, 유럽무대에서 한시즌에 20골 이상을 넣는 선수는 많지 않다. 유럽에서 선수 레벨을 매길 때 5대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에서 넣은 한골은 득점포인트 2점으로 쳐준다. 반면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등 6~10위권 리그에서 한 골은 득점포인트 1.5골로 쳐준다. 그만큼 5대리그에서 골을 넣는게 훨씬 어렵다는거다. 그런데 손흥민은 3시즌 연속 20골 가까이 넣었다.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냐, 아니냐는 더 이상 논란이 아니다. 앞으로 활약에 상관없이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다.”

손흥민은 2016년부터 3시즌간 토트넘에서 21골-18골-20골을 터트렸다. 마네는 2016년부터 3시즌간 리버풀에서 13골-20골-22골을 기록했다. 스털링은 2016년부터 3시즌간 맨시티에서 10골-23골-23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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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시절 이영표. 그는 2004-05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기여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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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는 한국축구 역사상 최고 풀백이자 윙백으로 꼽힌다. 2004-05시즌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소속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2005-06시즌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5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만약 이영표가 수비수로 손흥민을 적으로 상대했다면 어땠을지 물었다.

“선수 시절 수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상대는 속도와 움직임이 모두 좋은 선수다. 드리블만 좋은 선수는 못 돌아서게 하면 된다. 하지만 속도있는 선수가 움직임까지 갖고 있다면, 수비수 입장에서는 아주 고통스럽다. 가까이 붙으면 돌아서 뛰거나 뒷공간을 노리고, 물러서면 속도를 붙여 치고 들어온다. 막기 상당히 애매하다. 손흥민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상대풀백이 왜 이렇게 공간을 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바로 손흥민이 스피드와 움직임 모두 좋은 선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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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인스타그램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을 자축하면서 손흥민을 센터에 위치시켰다. [토트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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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는 지난 18일 토트넘-맨시티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예로 들면서 손흥민 칭찬을 이어갔다. 당시 손흥민은 전반 10분 만에 2골을 몰아치면서 토트넘을 4강으로 이끌었다.

“윙포워드가 갖춰야할 100가지 중 중요한 몇가지를 꼽으라면 스피드, 드리블 능력, 움직임, 지능플레이와 함께 슈팅이 있다. 손흥민의 최대장점은 스피드와 함께 걸리면 골까지 연결되는 엄청난 슈팅능력이다. 맨시티전 첫번째 골은 상대 골키퍼가 역동작이 걸렸다치더라도, 두번째 골은 그 어떤 골키퍼가 오더라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파워, 속도, 각도, 정확도를 보여줬다. 그런 피니시 능력을 갖고 있는데 축구하는게 얼마나 쉽겠는가.”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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