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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화마 할퀸 노트르담 대성당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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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우정 보여주려 왔다"…다빈치 사후 500년 추모행사도 참석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지난 달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방문해 프랑스에 연대를 표현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프랑크 리스터 프랑스 문화장관, 알베르토 보니솔리 이탈리아 문화장관 등과 함께 노트르담 성당을 찾아 불길에 손상을 당한 건물을 둘러봤다.

그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인류 문명과 기억의 '보고'"라고 칭하며, "양국의 우정을 보여주기 위해 여기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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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파리 노트르담 성당을 찾은 세르지오 마타렐라(왼쪽에서 두번째) 이탈리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그는 또 목숨을 걸고 화마와 싸워 이곳을 전소 위기에서 구한 파리의 소방관들을 치하하면서 "파리의 소방관들은 마땅히 유럽의 인정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후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 사후 500주년을 기념하는 추모 행사 참석을 위해 프랑스 중부 앙부아즈로 이동,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접견을 받았다.

양국 대통령은 앙부아즈 왕궁에 있는 다빈치의 묘소를 참배하고, 다빈치가 숨을 거둘 때까지 말년을 보낸 클로뤼세 성(城)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의를 다졌다.

다빈치는 1492년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의 마을에서 태어났으나, 만년에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의 호의로 프랑스로 건너와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우다가 1519년 5월 2일에 앙부아즈에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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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 앙부아즈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사후 500주년을 추모하는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마타렐라 대통령은 클로뤼세 성 방문 뒤 다빈치의 사후 500년을 두 나라가 공동으로 추모하는 이번 행사가 양국의 화해에 기여하리라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에 "이탈리아와 프랑스 사이의 관계는 매우 강력하고, 역사적으로 심오한 만큼 화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오늘 마크롱 대통령과 제가 재확인한 이탈리아와 프랑스 간의 우의는 어떤 것도 견뎌낼 수 있는 우정"이라고 역설하며, 최근 껄끄러워진 양국 관계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다빈치가 1516년에 프랑스로 이주한 것에서 드러나듯 르네상스 시대부터 이뤄진 교류는 양국 관계가 얼마나 밀접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거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두 나라와 양국 시민 사이의 관계는 쉽게 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 처한 양국 관계보다 훨씬 강하고, 뿌리 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 간 관계는 마크롱 대통령에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두 실세 부총리가 번갈아 가며 각을 세우면서 긴장감이 감돌아 왔다.

프랑스는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가 지난 2월 초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 시위대 지도부를 만난 뒤 이들을 지지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항의하며 주이탈리아 대사를 일시 소환한 바 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역시 난민 구조선에 항구를 봉쇄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강경 난민 정책을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한 마크롱 대통령을 '위선자'라고 비난하는 등 양국은 최근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친(親) 유럽연합(EU) 성향을 보여온 마타렐라 대통령이 다빈치 사후 500년 추모행사 등을 통해 전면에 나서면서, 양국 긴장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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