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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한입만 떠도 빙∼氷氷∼ 마음은 수영장에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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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거워진 ‘빙수대전’ / 신라호텔 내놓은 애플망고 빙수 대박 / 특급호텔 업계 가세 빙수 열풍 이끌어 / 연남살롱·장꼬방·부빙 등 맛집 상위권 / 과일·초콜릿·허브차 등 토핑재료 다양 / 반얀트리 서울 토마토·체리 등 신메뉴 /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쑥’ 빙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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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술잔에 얼음으로 만든 즙을 담고 계란과 설탕을 넣었는데 맛이 달고 상쾌해서 먹을 만했지만 너무 차가워 많이는 먹을 수 없다. … 낯선 얼음음료라며 자세히 설명했는데 얼음을 가루로 만들었지만 전부 얼음즙만 있을 뿐 얼음은 아니다. … 한 모금만 입에 들어가도 치아가 시리니 어떤 방법으로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고종 때인 1876년 수신사로 일본을 다녀온 김기서의 기행서 ‘일동기유(日東記游)’의 한 부분이다. 윤덕노 음식문화평론가는 당시 김기서가 일본 왕을 접견한 후 외무대신 등과 김기수가 식사를 하며 맛본 게 우리나라 사람이 현대식 빙수를 최초로 접한 사례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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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더위와 함께 빙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해마다 여름 온도가 올라가면서 빙수 인기도 치솟고 있다. 곱게 간 얼음을 그릇에 담고 그 위에 단팥을 올리는 전통의 팥빙수에서 녹차, 망고, 딸기 등 다양한 빙수가 더위를 식혀준다. 일찌감치 인절미를 곁들인 ‘눈꽃빙수’ 등으로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한 ‘설빙’도 유명하고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전통의 현대백화점 밀탑 빙수도 인기 있지만 빙수를 사랑하는 이들이 손꼽는 빙수 맛집은 따로 있다.

사용자 리뷰를 바탕으로 평점을 자동 생성하는 맛집 정보 웹사이트 망고플레이트가 선정한 빙수 맛집 1위는 서울 신라호텔의 로비라운지 ‘더 라이브러리’였다. 쟁쟁한 여러 맛집을 제치고 이곳이 빙수 맛집 1위가 된 건 애플망고 빙수 덕분이다.

우리나라에선 제주에서 자라는 애플망고는 일반 망고와 달리 떫지 않으면서 새콤하고 은은하게 풍기는 사과향이 인상적이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당도 높은 과즙이 골고루 퍼지는 과일이어서 빙수와 잘 어울린다.현지 식자재 발굴에 노력한 제주신라호텔이 2007년 애플망고 빙수를 처음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고 서울 신라호텔에서도 2011년부터 내놓은 게 ‘대박’을 터트리며 특급호텔업계 빙수 열풍을 만들었다.

“너무 비싸다”는 푸념에 호텔 관계자는 “워낙 푸짐해 2∼3인분이며 애플망고 원가가 워낙 비싸 호텔 측도 어렵게 책정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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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빙수맛집 상위권에는 연남살롱, 장꼬방, 카페무아, 팥이재, 담장옆에국화꽃, 동빙고, 부빙 등 다양하다. 호텔 빙수는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를 빼면 하나도 없는데 각 호텔은 올여름 신메뉴로 도전장을 내놓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카페 라운지 ‘갤러리’에선 ‘초콜릿볼 아이스크림 빙수’를 출시했다. 발로나 초콜릿으로 만든 초콜릿 접시 속에 진한 우유얼음을 가득 담고, 그 위에 갤러리의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4종과 각종 베리와 아몬드, 초콜릿 등을 쌓아올린 빙수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20층 로비 라운지 ‘고메 바’에서 얼그레이 빙수를 선보인다. 은은한 얼그레이 향을 머금은 부드러운 눈꽃 얼음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조화가 돋보이는 빙수로 쫀득한 타피오카와 바삭한 오레오 크럼블, 풍미 충만 치즈케이크 크럼블까지 곁들어 식감을 올렸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의 로비라운지에선 은은한 밀양 쑥과 부드러운 우유, 팥의 달콤함이 어우러지는 ‘시그니처 쑥 빙수’, 과육이 살아 있는 새콤달콤한 망고에 망고 얼음까지 더해진 ‘트로피컬 망고 빙수’, 눈꽃 우유 얼음에 국내산 팥과 쫄깃한 찹쌀떡을 올린 ‘클래식 팥빙수’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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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서울에선 8월 말까지 1층 ‘페닌슐라 라운지 & 바’에서 이탈리아 유명 패션 브랜드 ‘모스키노’와 협업한 ‘2019 머스트 비 트로피컬’ 행사를 진행하는데 ‘멜론 빙수’와 ‘망고 빙수’를 선보인다. 멜론빙수는 멜론 속을 비운 뒤 곱게 간 우유 얼음과 고소한 팥 앙금으로 채운다. 그 위를 동그렇게 다듬은 멜론 과육들로 장식한다. 독특한 모양을 보는 재미와 멜론의 쫄깃한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한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에선 토마토 빙수, 체리 빙수, 팥빙수로 구성된 빙수 3종을 20일부터 선보인다. 사진 찍기 좋은 점을 고려한 메뉴다. 토마토 빙수는 하얀 얼음 위에 새빨간 토마토가 통으로 올라가 토마토의 신선한 느낌을 살렸다. 토마토를 자르면 크림치즈로 가득 채워진 속이 드러난다. 토마토의 새콤한 맛과 짠맛은 달콤한 크림치즈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는 설명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독산의 로비 라운지 ‘휘닉스’에선 특이하게도 생자몽 빙수와 밤·대추 팥빙수를 내놓고 있다. 생자몽 빙수는 우유 얼음 위에 생자몽을 통째로 올렸다. 밤·대추 팥빙수는 우유 얼음을 베이스로 밤, 대추, 팥, 떡 등의 토핑이 올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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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1층 로비 라운지에선 레트로 ‘쑥’ 빙수를 내놨다. 쑥젤리, 쑥생초콜릿, 쑥연유, 인절미, 팥, 그래놀라 등의 재료들을 이용한 건강 빙수다. 우유와 팥의 부드러운 달콤함이 은은하게 퍼지는 쑥 향과 만나 조화를 이룬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라운지에선 숙성시킨 토마토에 바질 셔벗을 곁들인 ‘또바 빙수’를 20일부터 선보인다. 국내산 대추토마토를 4일간 햇볕에 말린 뒤 4일간 꿀에 절이는 숙성과정을 거쳐 완성된 ‘8일의 빙수’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 5층 모모바에선 주얼리 브랜드 티르리르와 협업으로 반짝이는 진주 모양 초콜릿을 넣은 프리미엄 빙수를 선보인다. 또 빙수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티르리르의 귀걸이 등 다양한 주얼리 제품, 커피 쿠폰, 뷔페 할인 쿠폰 등 푸짐한 선물이 포함된 100% 당첨의 럭키드로우 이벤트도 진행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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