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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카네기홀 무대 선 청춘합창단 " BTS와 한 무대 설 날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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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욱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단장 인터뷰

"시니어 리틀엔젤스 꿈꿔요"

3·1운동 100주년 기념..美 카네기홀 무대 서

중앙일보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은 '3·1운동 100주년 기념 한미 합창축제'에 초청돼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섰다. [사진 청춘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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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합창단이 시니어 리틀엔젤스 되지 말란 법 있나요? BTS와 나란히 무대에 서는 날이 올지도 모르죠."


권대욱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단장(휴넷 회장, 68)은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이하 청춘합창단)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섰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한미 합창축제'에 연주단체로 초청돼 통일의 염원을 담아 새야 새야 파랑새야, 밀양 아리랑, 아리랑, 동무생각, My Way, 인생은 70부터 등 6곡을 불렀다. 공연에 나선 합창단원 평균 연령은 67세로 최고령자는 79세다.

무대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현재 활동 중인 단원 48명 중 6명은 건강, 비용 등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했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난관이 닥쳤다. 무엇보다 비용 부담이 가장 컸다. 항공비, 대관료 등에서 구멍이 났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카네기홀에 설 수 있었지만 행사 전날까지도 과연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연을 제대로 홍보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았다. 다행히 교민 등이 객석을 채웠고, 무사히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정 중 여러 차례 길거리 공연도 진행했다. 요즘 말로는 버스킹이다. 나이아가라 폭포광장, 워싱턴 한국전참전용사기념관, 맨해튼 하이라인 파크 등에서 진행한 버스킹도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카네기홀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정 중 여러 차례 버스킹도 하게 됐습니다. 합창단이 그 누구 못지않은 민간사절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춘합창단은 지난 2011년 KBS 2TV에서 방영한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프로젝트가 그 모태다. 전국의 만 52세 이상을 대상으로 청춘합창단 공개모집을 진행, 3000여명이 응시해 40명이 최종 합격했다. 권 단장도 그 중의 한명으로 3연임째 단장 역할을 역임 중이다. 당시 전 국민적인 합창 열풍을 일으킬 만큼 인기 있었지만, 방송이 끝나면 합창단 역시 사라질 위기였다.

단원 중 한 명이 지속해서 합창단 활동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모두의 동의 아래 시작했다. 지금도 매주 화요일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 3시간씩 연습한다. 노래라는 하나의 구심점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조직을 움직이긴 여의치 않다. 노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목표를 갖고 단원들과 함께 열정을 쏟고 있다.

앞서 2015년 UN(국제연합), 2017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세계합창 페스티벌 등에서 공연했고, 청와대에서도 세 차례 공연한 바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청춘합창단의 전국화다. 더 나아가 글로벌 문화예술 브랜드로 확장하고자 한다. "노래를 해보니 노래만큼 좋은 삶의 활력소가 없습니다. 그 어떤 복지정책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이 노래로 하나 되고 위로받길 원합니다."

권 단장 개인에게도 합창단은 큰 의미다. 누군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1번으로 청춘합창단에 지원한 일이라고 답한다. "61세의 나이에 한 회사를 책임지는 대표라는 자리에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나간다는 게 쉬운 도전은 아니었습니다. 그것도 합창단 지원자로 말이죠. 직원과 가족이 눈에 밟히고 세간의 시선이 신경 쓰였지만 설득했습니다. 지금은 합창단 활동을 하지 않는 삶은 생각하기 어려운 만큼 삶의 가장 큰 축입니다. 제 인생은 노래하기 전과 후의 삶으로 나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제대로 한 번 공부해보자는 생각에 사이버대학교 성악과에 입학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합창단과 함께하는 연습과는 별도로 개인 레슨도 받고 있다. "뻔한 말이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고, 학습하는 사람은 늙지 않습니다. 이왕 시작한 김에 노래 잘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게라도 가수 데뷔하지 말란 법 있나요?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건 궁극적으로 자신밖에 없습니다. 하고 싶은 일 끝까지 한 번 해보렵니다."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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