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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300라운드업]'달창'으로 시작해 '한센병'으로 끝낸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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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the300][5월 3주차]여야 안 가리고 '수위 높은' 공세 이어가…정상화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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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5월 셋째주는 '달창'으로 시작해 '한센병'으로 끝난 '막말 국회'의 한 주였다. '밥'을 매개로 한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는 듯 했으나 아직 가시화한 것은 없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새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이들이 기존 원내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내면서 가까스로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와 공수처 설치법의 앞길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막말, 또 막말=시작은 지난 주말인 11일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달창'이라고 표현했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이다.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일부 극우 네티즌들이 속되게 지칭하는 용어다.

나 원내대표는 당일 오후 사과문을 내고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일주일 내내 여야가 공식 석상에서 나 원내대표를 비판하고, 반박하는 과정을 거쳤다. 민주당은 별도의 집회까지 열어 나 원내대표를 맹폭했다. 결국 여야 4당 여성의원들이 17일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국민 품격·국민 명예훼손, 여성 비하 모독"이라며 제소했다.

이 외에도 '사이코패스', '확신범', '한센병' 등 막말들이 이어졌다. 민주평화당은 이날 성명서에서 5·18 기념식 참석차 광주를 방문하겠다고 밝힌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이쯤되면 광주시민에 대한 스토킹"이라며 "황 대표는 확신범(確信犯)적 발상을 버리고 이성을 회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이번 광주 방문을 '범죄'에 빗대어 표현한 셈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지난 15일 "황교안 대표가 다시 광주를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직격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전날(16일) 한 방송에 출연,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논쟁을 벌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빗대어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의원은 이날 "부적절한 비유로 고통받고 계신 한센병 환우들과 그 가족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편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인 이날까지도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 의원 징계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새 원내대표 뽑은 평화·바른미래…선거제 운명은=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은 13일과 15일 각각 새 원내대표를 뽑았다. 평화당은 유성엽 의원이, 바른미래당은 오신환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유 의원은 당선일성으로 "현재 패스트트랙에 탄 선거제 개편안이라면 본회의에서 부결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정견발표에서도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목 맬 문제가 아니다"라며 "완벽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끌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호남에서 7석의 지역구 축소가 불가피한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절대 반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선거제 개편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민주당 뿐 아니라 평화당의 힘까지 필요한 상황에서 이같은 입장변화는 선거제 논의 과정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오신환 의원이 원내대표에 취임했다. 공수처법과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대해온 만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의 공조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진다.

현재 오 원내대표는 그 문제보다는 당내 상황 정리에 주력하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도 공개 석상에서 손 대표와 날을 세우며 당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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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버스 파업'과 관련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면담 한 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버스파업 대책과 관련 '경기도 버스 준공영제와 광역버스요금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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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원내대표 취임…정상화는 커녕 정신없는 민주당=민주당은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 취임 후 끊임없는 물밑 접촉 등으로 국회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한국당이 장외 투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인내'를 거듭하지만, 정상화는 요원하다.

민주당은 이 와중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버스노조의 전면파업을 막기 위해 바쁜 한 주를 보냈다. 비공개 당정청 등을 개최하며 결국 타협을 끌어냈다.

당정은 지난 14일 경기도 버스요금을 일반 200원, 광역 400원 올리는 요금인상안과 함께 준공영제 추진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한편 원내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이르면 오는 19일 '호프회동'을 갖고 국회정상화 해법을 모색할 전망이다.

지난 16일 오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면 이 원내대표는 호프타임을 제안해 자리를 만들어 달라"며 "맥주 잘 사주는 우리 형님이 돼 달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재원 기자 jayg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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