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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유니콘’의 탄생…2020년 세포농장 고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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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콩 등 식물서 단백질 추출하거나

세포 배양해 만든 ‘고기 아닌 고기’

비욘드미트, 미 나스닥 상장 대박

임파서블푸드, 3억달러 투자 유치

식물육, 맛·가격 경쟁력 거의 갖춰

배양육도 내년중 시판 가능할 듯

소고기수입 4위 한국은 불모지

친환경·건강·생명 가치 앞세워

식량생산 방식 새 지평 열 수도

유전공학기술 적용은 논란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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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열렬한 대체육 옹호자다. 대규모 축산업이 야기하는 환경 파괴를 줄이려면 대체육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에서다. 개발업체에 직접 투자도 했다. 지난 2월 그는 미국의 과학기술언론 의 부탁을 받고 ‘2019년 10대 유망기술’을 선정했다. 그 중 하나가 ‘고기 아닌 고기’ 대체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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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여 뒤인 5월2일 뉴욕 주식시장에선 하나의 사건이라 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이날 나스닥에 상장한 식물기반 대체육 제조업체 비욘드미트였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2.6배로 뛰었다. 단숨에 시가총액이 38억달러(4조5천억원)로 불어났다. 초대형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상장기업이 탄생한 것. 이날 비욘드미트의 주가 행진은 2000년대 들어 가장 화려한 나스닥 신고식으로 평가된다. 10여일 뒤, 이번엔 또 다른 식물 대체육 업체 임파서블푸드가 장외에서 3억달러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임파서블푸드의 기업가치도 20억달러(2조3천억원)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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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년이 된 비욘드미트는 2015년 첫 버거 패티를 출시한 지 몇년 사이에 전 세계 3만5천여 매장에 식물기반 대체육을 공급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매출도 2016년 1620만달러에서 지난해 8790만달러로 쑥쑥 오르는 중이다. 공장도 하나 더 지었다. 전 세계 7천여 매장에 버거 패티를 공급하는 임파서블푸드는 4월부터 패스트푸드 체인점 버거킹에 진출했다. 올 들어 주문이 2배 늘면서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 세계 최대 생활가구업체 이케아,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널드, 세계적인 식품 대기업 네슬레도 식물 대체육 개발·판매에 뛰어들었다.

‘고기 아닌 고기’ 대체육에 왜 이렇게 돈과 사람이 몰려들까? 대체육은 외면할 수 없는 몇가지 커다란 명분을 갖고 있다.

첫째는 지구 환경 문제다. 축산업은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5%를 차지한다. 그 절반이 소 15억마리에서 나온다. 인도와 거의 같은 배출량이다. 이를 대체육으로 바꾸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도 절약되고 땅도 덜 필요하다. 분뇨 처리도 걱정할 필요 없다. 둘째는 동물 윤리 문제다. 살아 있는 가축을 도살하거나 공장식 집단 사육을 할 필요가 없다. 동물 학대나 생명 윤리 논란에서 자유롭다. 셋째는 건강 문제다. 포화지방, 항생제, 박테리아 감염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넷째는 식량 부족 문제다. 유엔은 세계 인구가 2050년 100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소득 증가로 식량 수요는 인구 증가율보다 높다. 그 중심에 고단백 식품인 고기가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방식으로 고기를 충당하는 덴 한계가 있다. 이런 비효율, 반환경, 반생명, 반건강의 굴레를 벗어나는 수단으로 주목받는 식품이 대체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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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엔 식물육 말고도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배양육이 있다. 미국과 네덜란드, 이스라엘, 일본 등의 몇몇 업체들이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 초기 개발은 끝내고 제품 상품화를 준비하는 단계다. 내년 중엔 첫 제품이 시중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업체 관계자들은 내다본다. 2013년 첫 배양육 버거 시식회를 시작으로 미트볼, 치킨, 오리고기, 스테이크에 이어 소시지, 참치회, 연어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좋은음식연구소’ 브루스 프리드리히 대표는 4월 테드 강연에서 “내년이면 약 50달러를 더 얹는 가격 조건에 배양육이 일반에 시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배양육엔 몇가지 단점이 있다. 우선 세포 배양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보통 2~3주는 잡아야 한다. 이는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환경면에서도 식물육보다 불리하다. 영국 옥스퍼드마틴스쿨이 계산한 바로는 에너지가 많이 투입되는 지금 방식으론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7%에 불과하다.

제조 과정에 쓰이는 유전공학기술도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임파서블 버거에서 붉은 고기색깔을 내는 건 콩의 뿌리에 있는 레그헤모글로빈이란 물질이다. 그런데 임파서블 버거의 레그헤모글로빈은 콩 유전자를 심은 맥주 효모가 만들어낸다. 일종의 유전자변형생물(GMO)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전성은 인정받았지만, 농무부는 지엠오에서 파생됐다는 이유로 유기농 라벨은 못 붙이게 했다. 배양육 개발업체인 멤피스미트가 2019년 1월에 낸 제조법 특허 문서에는 유전자편집 기술을 설명해 놓은 대목이 있다. 확인을 요구하는 미 언론의 질문에 멤피스미트는 향후 시판될 제품에 이 기술이 적용될지 아닐지를 답변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피해갔지만, 유럽에선 유전자편집도 ‘지엠오’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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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이 성공하려면 품질과 가격, 그리고 식습관의 벽을 넘어야 한다. 일단 맛에선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많다. 임파서블 푸드는 자체 조사 결과 임파서블 버거 맛을 본 사람의 90%가 진짜 고기로 생각한다고 강조한다.

가격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버거킹에 공급하는 임파서블 와퍼의 가격은 일반 와퍼보다 1달러 더 높은 정도다. 배양육은 아직 제조비용이 꽤 많이 든다. 모사미트의 버거 패티는 한 장에 500유로(66만원)다. 2013년 첫 배양육 버거 생산비가 25만유로(3억2700만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다. 하지만 일반 버거와 경쟁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모사미트는 2021년 시판 때까지 1개당 10달러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배양육 생산비의 80%를 차지하는 소태아혈청(배양액)을 대체할 저렴한 물질을 개발하는 게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다.

식습관 문제는 장담하기 어렵다. 식습관과 고정관념을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개인의 식습관 뒤에는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식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대체식품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소비한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이 얼마나 공유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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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의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들은 두유의 성공 사례를 근거로 든다. 미국의 경우 두유는 전통 우유시장의 13%까지 치고 올라왔다. 한 벤처투자가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식물고기 1세대는 철학적 이유로 동물단백질을 거부한 채식주의자들을 겨냥한 것이었고, 2세대는 여기에 맛과 향을 더했는데, 지금의 3세대는 대체육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질이 좋아졌다”며 “우리는 고기와 비슷한 식물성 단백질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는 시작 단계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내놨다.

대체육의 문은 식물육이 열었지만 마무리는 배양육의 몫이다. 배양육 연구는 세포농업이라는 전혀 새로운 미래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한 해 3조원어치를 들여오는 세계 4위 소고기 수입국 한국은 배양육 연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식물육도 걸음마를 뗀 정도다. 올 들어 동원에프앤비(F&B)가 비욘드미트 버거를 들여오고, 롯데푸드가 닭고기 맛의 식물육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만들어가는 단계다. 미국발 대체육 유니콘 기업의 탄생은 대체육이 식품시장에서 주류로 진입하는 문을 두드렸음을 뜻한다. 그런 면에서 2019년은 식품산업의 새 지평이 열릴 수 있는 해다. 미래 식량을 발굴한다는 사명감과 도전 정신에 충만한 연구자와 투자자의 등장을 고대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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