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생각 다른느낌]문재인 대통령 2년 경제지표와 직접 비교하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으로 경제폭망 상태에 빠졌으며 모든 경제지표가 사상최악을 기록하고 우리나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했다며 연일 경제분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1일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한국당 주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4탄' 집회에 앞서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실업률은 IMF 이후 역대 최악,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수출 마이너스, 소비 최저 등 경제 대참사를 겪고 있다"며 문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황 대표의 주장대로 현 경제상황이 참사 지경이며 사상 최악의 성적인지는 황 대표의 국무총리 재임시절(2015~2016년)과 문 정부(2017~2018년)의 각 2년간을 비교, 팩트체크를 해보면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제는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기에 일시적인 지표 변동 뿐 아니라 연간 경제추세를 같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고용률은 문 정부 때가 황 총리 시절보다 높다. 2년씩 각각의 고용률을 비교해보면 황 총리 시절 고용률은 60.5%에서 60.6%로 올라갔고, 문 정부 때는 60.8%에서 60.7%로 내려갔지만 황 총리 시절 고용률보다는 여전히 높다. 15~64세 OECD기준 고용률도 황 총리 시절(65.9%, 66.1%)보다 문 정부 때(66.6%, 66.6%)가 훨씬 높다. 15~29세 청년고용률도 황 총리 시절(41.2%, 41.7%)보다 문 정부 때(42.1%, 42.7%) 더 올라갔다.
실업률은 황 총리 시절보다 문 정부 때 더 높으나 악화되는 추세가 덜했고 청년실업률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황 총리 시절인 2016년 실업률이 3.7%로 2014년보다 0.2%p 증가, 청년실업률은 9.8%로 0.8%p 크게 증가했으나, 문 정부 들어와서는 2018년 실업률이 3.8%로 2016년보다 0.1%p 증가에 불과했고 청년실업률은 9.5%로 0.3%p 감소했다.
사실 국내 실업률은 해외 OECD 주요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 아니다. 2000~2017년 국내 실업률 평균은 3.6%로 OECD 국가 평균 실업률(7.8%)의 절반 이하다. 실업률 상승은 대부분 박근혜 정부 때 발생했으며 2013년 실업률이 3.1%로 가장 낮았으나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당시 ‘고용률 70%’(15~64세 기준)를 정책과제로 추진하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상승하기 시작했다. 2013~2016년 경제활동참가율이 1.2%p 증가하면서 전체 고용률이 0.8%p 늘었지만 실업률 0.6%p 증가, 청년실업률 1.8%p 증가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추세였는데도 지난해 자영업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황 총리 시절 2년간 자영업자 수가 10만6000명 감소했다. 문 정부 2년간은 2017년 6만8000명 증가, 2018년 4만4000명 감소해 오히려 2만4000명 순증했다. 게다가 전체 자영업자 중 직원 있는 자영업자 비율이 문 정부 들어서 평균 28.8%를 기록, 황 총리 시절 평균 28.4% 보다 0.4%p 높아 고용의 질이 많이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고용 수준은 연간 시계열을 고용률·실업률(양적지표)과 임금근로자·상용근로자·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비율(질적지표) 같은 기본지표로 분석해야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특정 기간을 취사선택하거나 인구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취업자증가수·실업자수로 평가하고, 심지어 고용보조지표3을 둔갑시킨 체감실업률을 내세워 고용참사라고 주장하면서 전체 고용을 보는 시각이나 대책이 크게 뒤틀려졌다.
경제성장률은 황 총리 시절 평균 2.85%에서 문 정부 때 평균 2.90%로 근소하게 높아졌다. 경제성장률은 60년대 이후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낮아지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 4.5%에서 이명박 정부 3.2%로 크게 하락한 이후 완만한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구성하는 부분별로 살펴보면 문 정부에서는 수출과 소비지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수출증가율은 4.2%로 전년 1.9%에서 크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황 대표는 올해 1분기 지표만을 골라서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황 총리 시절인 2015년 연간 수출증가율이 -0.1%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실이 더 큰 참사였다. 황 총리 2년 평균 수출증가율은 1.3%로 문 정부 2년 평균 3.1%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 또한 소비지출 증가율도 문 정부 때(2.8%, 3.5%)가 황 총리 재임 시 증가율(2.4%, 3.0%)보다 높다.
투자에서는 황 총리 시절에는 건설투자, 문 정부에서는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평창올림픽 특수와 주택건설 등에 힘입어 2015년 6.6%, 2016년 10.3%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도 7.6%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0%로 감소했다. 반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2000년 이후 박근혜 정부 때 가장 낮았으며 문 정부 들어와 크게 증가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2015년 4.7%에서 2016년 -1.0%로 줄었으나 2017년 14.6%로 크게 증가한 후 2018년 –1.6% 감소했다.
지난해 투자 부문 성적이 좋지 않아 우려가 많았는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대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1~2년 집중적으로 증가했다가 줄어드는 패턴을 보였다. 매년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도 없고 그랬다가는 그야말로 과잉투자가 되고 만다.
이처럼 경제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확립된 지표로 연간 시계열을 분석해야 한다. 황 대표가 "문 정부 2년, 국민의 삶이 나아졌나?"라고 비판하지만, 경제지표를 제대로 비교하면 문 정부의 경제 수준이 황 총리 시절보다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황 대표가 특정 기간이나 왜곡된 지표를 근거로 현재 경제상황을 경제폭망, 고용참사라고 비난했지만 제대로 팩트체크를 해보면 사실과 크게 벗어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zestth@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